남다른 ‘핏’… 30만~100만원 고가에도 판매 쑥쑥
비싸니까 예쁜 걸까, 예쁘니까 비싼 걸까.●매출 20% 급성장
‘핏(fit·입었을 때 느낌)이 남다르다’는 호평을 받는 고가의 수입 청바지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불황일 때는 ‘똑 소리는 나는 거 하나만 사서 잘 입자.’는 주의로, 호황일 때는 관대해진 소비심리로, 경기와 상관없이 관련 시장은 쑥쑥 커가고 있다.
‘프리미엄 데님’으로 불리는 값비싼 해외 청바지 브랜드들은 구매대행 사이트를 통해 조금씩 존재감을 알리다가 2004년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에 첫 프리미엄 데님 편집매장인 ‘블루핏’을 열면서 본격적인 기지개를 켰다. 개장 이래 해마다 매출이 20%씩 성장세를 거듭하는 블루핏에 자극 받아 롯데, 현대백화점 등이 연이어 수입 청바지 편집매장을 열었다.
트루릴리전, 세븐올맨카이드, 허드슨, 씨위, 로빈슨진 등 생소한 이름들의 청바지들이 30만~100만원 가격에도 끄떡없이 팔려나가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 추정하는 시장규모는 700억원대. 최근 들어 프리미엄 데님을 선호하는 계층이 젊음을 추구하는 40~50대로 확대되면서 시장의 전망은 한없이 밝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현대백화점도 2006년부터 편집매장 ‘데님바’를 무역센터점, 압구정 본점, 목동점 등 3개 점포에서 운영 중인데 월평균 매출이 2억~3억원 수준으로 영캐주얼 매장에선 최고 수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도 전년에 비해 21% 증가했다.
장밋빛을 확인한 수입 브랜드들은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블루핏’을 통해 검증받은 프리미엄 데님들이 독자적으로 또는 새로운 국내 파트너를 물색해 들어오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고소영 청바지’ 씨위 4월 국내 상륙
가장 인지도 높은 트루릴리전은 지난해 3월 ‘트루릴리전 코리아’를 세우고 직접 진출을 꾀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앞서 2009년엔 제일모직이 ‘세븐포올맨카이드’의 정식 수입원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국내 패션업체 CKD리빙도 ‘허드슨’과 ‘페이지프리미엄데님’ 등의 국내 유통을 맡고 있다.
올해는 신원이 이 대열에 가세했다. 신원은 오는 4월부터 미국 프리미엄 데님의 새 강자인 ‘씨위’(siwy)를 국내에 들여온다. 중국 판매권도 확보했다. 국내에서 일명 ‘고소영 청바지’로 이름을 떨친 씨위는 2005년 뉴욕에서 첫선을 보인 이래 스키니진과 해진 청바지의 새로운 유행을 이끈 브랜드다.
주머니의 하트 모양 로고로도 유명하다. 씨위는 주요 백화점에서 운영하는 편집매장 16곳에 입점할 계획이다. 가격은 40만~70만원대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11-02-18 1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