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대기업 안 팔고 버티면 된다?

구조조정 대기업 안 팔고 버티면 된다?

입력 2009-05-13 00:00
수정 2009-05-13 01: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채권단 자금 지원엔 신속 대처… “모럴 해저드 심해” 비난

대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은 진척이 없는 가운데 채권단의 금융 지원만 잇따르고 있어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자금사정이 악화된 대기업들과 많이 거래하는 산업은행의 속앓이가 특히 심하다.

12일 금융권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금호생명 매각은 이렇다 할 진전이 보이지 않고 있다. 두산그룹의 두산DST 매각도 전혀 진척이 없다. 장갑차, 지대공 무기 등을 생산하는 두산DST는 지난해 말 두산인프라코어에서 분리된 방산업체다. 시장에서는 두산그룹이 자구 노력을 위해 이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지만 정작 두산 측은 “소문일 뿐 두산DST를 팔 계획이 없다.”고 일축했다.

유진그룹도 유진투자증권의 일부 지분만 매각하는 선에서 마무리하고 다른 자산 매각을 준비하고 있다.그나마 동부그룹의 동부메탈 매각이 진척을 보이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인수처로 나선 덕분이다. 외환은행 등 채권단이 추진 중인 하이닉스반도체 매각 작업도 지지부진하긴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들 대기업이 채권단의 자금 지원을 받는 데는 매우 ‘신속’하다는 점이다. 국내 금융기관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요청으로 대우건설 풋옵션(주가가 일정금액에 미달하면 되사주는 조항)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두산그룹의 밥캣(미국 건설장비업체) 인수에 따른 재무약정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하이닉스는 7000만주 규모의 유상증자를, 유진그룹은 올 초 채권 은행들로부터 단기 차입금 만기를 연장을 받았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글로벌 인수·합병(M&A) 시장이 위축된 까닭도 있지만 그보다는 안 팔고 버티면 될 것이란 생각이 기업들에 강하다.”고 비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9-05-13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