産銀, 현대건설 매각 주간사 ‘야심’

産銀, 현대건설 매각 주간사 ‘야심’

이창구 기자
입력 2006-11-08 00:00
수정 2006-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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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매각을 두고 채권은행간 신경전이 치열하다. 외환은행은 “지금도 늦었다.”며 매각을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는 입장이고, 산업은행은 “옛 사주(현대그룹)를 인수전에 포함시킬지를 먼저 결론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인수·합병(M&A) 전문가들은 “산은이 매각 자문사의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일정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현대건설 주식 수는 1억 941만 4000주. 이 가운데 산업은행이 16.71%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그러나 이번 M&A와 관련이 있는 채권단의 의결권 지분(매각제한 지분·전체 주식의 50.35%)만 놓고 보면 외환은행이 24.99%로 가장 큰 입김을 발휘할 수 있다.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을 매갈할 때 원래의 주인이 다시 찾겠다는 것은 도덕적 해이로 볼 수 있다.”면서 “이 부분을 정리하지 않으면 나중에 혼란이 온다.”고 주장한다.

산은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이미 하이닉스반도체로부터 소송을 당했기 때문에, 이 소송의 판결을 보고 현대건설 옛사주 문제를 판단하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매각은 2∼3년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은 현대건설의 채권단 공동관리(워크아웃)가 지난 5월에 끝난 만큼 애초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약속대로 진작에 매각을 진행했어야 했다고 맞선다. 외환은행은 8일 주주협의회를 개최해 산업은행과의 갈등을 정면 돌파할 계획이다.

M&A 전문가들은 일단 산은의 논리가 빈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증권사 M&A 팀장은 “옛 사주에게 인수전 참여를 허락할지 여부는 주간사를 선정한 뒤 논의해도 늦지 않다.”면서 “M&A의 최대 기준은 가격인 만큼 설령 현대그룹이 현대건설의 부실에 큰 책임이 있고, 채권단에 손해를 끼쳤다 하더라도 손해액 이상의 가격을 써내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봐도 현대그룹을 배제하면 경쟁 완화로 가격은 내려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산은은 왜 ‘뒷다리’를 잡는 것일까.M&A 전문가들은 매각 주간사가 되려는 산업은행의 야심을 이유로 든다. 현대건설의 매각대금은 5조∼7조원으로 예상돼 주간사 수수료만 1000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그런데 산업은행 M&A실은 이미 대우건설과 LG카드 매각을 주간하고 있어 더 이상의 ‘메가톤급 딜’을 추진할 여력이 없다. 따라서 앞선 두 M&A가 완전히 마무리돼야 새로운 주간 업무를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국내 M&A 시장의 1인자로 떠오른 산업은행은 대우건설과 LG카드의 보유주식 매각과 M&A 주선으로 큰 수익을 챙겼다.

특히 대우건설 매각에서는 매도자의 입장에서 매수자(금호아시아나그룹)의 매수 자문을 맡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국제적인 투자은행(IB)이 목표인 산업은행으로서는 마지막 메가톤급 딜이 될지도 모르는 현대건설 매각에서 다시 한 번 1석2조의 효과를 노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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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2006-11-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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