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나서기를 꺼려하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거침없는 목소리를 내거나, 도덕적인 부담을 느끼면 자리를 아예 던지는 사외이사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무색무취’로 일관했던 과거 사외이사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경영진 견제라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에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외이사는 노성태 한국경제연구원장.㈜한화 사외이사인 노 원장은 최근 ‘대한생명 콜옵션’(사전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놓고 예금보험공사와 ‘날선 각’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사외이사가 이사회에서 경영진보다 강경한 경우가 드물지만 노 원장은 지난 7일 열린 ㈜한화 긴급 이사회에서 예보의 부적절한 행보를 가장 강하게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수가 많지 않고, 차분한 그의 성격을 감안하면 무척 이례적이다.
그는 당시 예보의 중재신청에 대해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한화 주주들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3672억원의 손해를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노 원장이 주주들의 ‘하고 싶었던 말’들을 사실상 대신 해준 셈이었다.
노 원장이 주주를 위해 적극 나섰다면 지난 3월 현대차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조학국 사외이사는 직무 연관성 논란 때문에 스스로 옷을 벗었다.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출신으로 법무법인 광장 고문인 조 사외이사는 지난달 공정위가 현대차의 납품단가 부당 인하 여부에 대해 조사를 지속하자 직무 연관성을 들어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장도 지난달 대우증권 사외이사를 맡은 지 1년 만에 사퇴했다. 업계에서는 사퇴 배경으로 오 전 회장이 ‘김재록 사건’과 관련해 언론에 이름이 오르내리자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오 전 회장은 직무 연관성이 없는 LG화학 사외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한편 1998년 참여연대 추천으로 SK텔레콤 사외이사를 맡았던 남상구 교수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지원센터 원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사외이사직을 사임했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선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는 것이 남 원장의 판단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