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아파트 분양가에 제동을 걸면서 건설업체들이 당초 신청했던 분양가를 낮추고 있는 것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몇달동안 지자체로부터 분양가를 승인받지 못해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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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는 서민들을 위한 행정이라고 강조하지만 업체들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지나친 개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시민을 위한 정당한 행정이다” 지자체장들은 이대엽 성남시장이 판교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를 막판 줄다리기 끝에 평당 평균 57만원을 낮춘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천안시는 한화건설이 불당동에 지으려는 아파트 분양가를 두달이 넘도록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시행사측은 분양가로 평당 800만∼900만원을 제시했지만 천안시는 655만원을 넘을 수 없다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천안시는 또 A건설이 두정동에 지으려는 아파트 평당 분양가는 600만원이 적정하다고 판단하고 있다.A건설이 책정한 평당 700만원선과는 무려 100만원 차이가 난다. 앞서 하남시는 풍산지구 아파트 평당 분양가를 50만원 낮춘 1220만원에 승인했다.6개월여 협상 끝에 건설사들이 결국 분양가를 내린 것이다.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판교 중소형 평형의 분양가는 평당 1100만원대로 용인, 죽전 등 주변지역의 시세가 평당 1400만원선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면서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할 경우에도 지방자치단체가 판교 잣대를 갖다 대면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의식한 지나친 개입이다”
업체들은 지자체가 지방선거를 의식, 지나치게 분양가 결정에 개입한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1998년부터 시행된 분양가 자율화 원칙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화건설은 “평당 650만원인 시행사 땅값과 건축비, 부대비용 등을 감안하면 천안시가 요구하는 655만원으로는 사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사업지연으로 대출 이자부담까지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영개발이 추진되는 택지지구에서는 땅값을 조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일반지구는 땅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분양가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지자체가 분양가를 내리도록 요구하더라도 업체들이 이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땅값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분양가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지방선거를 의식한 전시행정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2006-04-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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