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세땐 고소득층 혜택 집중”

“감세땐 고소득층 혜택 집중”

전경하 기자
입력 2005-11-02 00:00
수정 2005-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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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가 세금을 깎아주면 경제가 어렵다며 한나라당의 감세안에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재경부는 1일 ‘감세논쟁 주요논점 정리’라는 자료를 내놓고 감세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감세를 위한 입법안을 이미 국회에 제출한 상태여서 국회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8·31 부동산 종합대책’을 위한 법률도 의원입법 형식으로 국회에 제출돼 있다. 입법 활동에서 ‘부동산과 감세’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재경부는 감세를 하면 혜택은 고소득층에 집중된다고 강조한다.

자영업자 가운데 세금을 내는 사람은 51%다. 이 가운데 65%는 과세표준이 1000만원 이하로, 연 31만 6000원의 세금을 낸다. 월별로 계산하면 매월 2만 6000원을 내는 셈이다. 근로소득자 가운데 세금을 내는 사람은 51%로 파악됐다. 이들 가운데 63%가 연 17만 5000원, 매월 1만 5000원의 세금을 낸다.

감세를 하면 고소득자는 세금이 크게 줄어든다. 고소득층은 소득이 늘어난 만큼 소비를 늘리지 않는다. 늘어나는 소득을 쓸 수밖에 없는 저소득층에 비해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해외소비의 급격한 증가나 고령화로 인해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감세가 국내 소비진작으로 연결되는 고리는 과거에 비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법인세율 인하로 기업투자가 일어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경부는 의문을 제기했다.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으로 투자 여건이 좋은 상황에서 법인세율을 낮출 이유도 적다는 판단이다. 실제 조세연구원은 법인세율 인하가 단기간에 기업투자 증가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에 세수도 부족”

재경부 허용석 조세정책국장은 “우리나라의 세율이 주변 경쟁상대국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지 않다.”고 밝혔다.

소득세율의 경우 우리나라의 최고세율은 35%다. 일본은 37%, 중국은 45%며 OECD 회원국 평균은 37.26%다.

법인세율은 OECD 평균이 26.7%, 우리나라는 25%다. 일본과 중국은 각각 30%다. 부가가치세율은 일본이 5%로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이지만 중국은 17%,OECD 회원국 평균 17.7%다.

허 국장은 “그동안 소득세율과 법인세율, 특별소비세율 등을 계속 낮춰 왔다.”고 강조했다. 특별소비세율은 지난 2002년 인하됐다.2001년에는 냉장고와 청량음료, 지난해에는 PDP TV와 에어컨에 대한 특별소비세가 폐지됐다. 재경부는 국민들의 세부담이 지속적인 세율 인하로 적정한 수준이라고 보는 셈이다.

지난해의 세수 부족은 4조 3000억원이었다. 올해에는 4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고 있다. 재경부는 소득세율, 법인세율, 부가가치세율 등을 1%포인트씩 내리면 6조 6000억원의 세수가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재경부 관계자는 “세금은 한번 내리면 복원하기 어렵다.”면서 “세율을 인하한 뒤 재정적자가 생겨 증세를 하면 민간소비나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재정의 여유가 없는 현 상태에서 감세를 하면 다른 세금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올해 독일에서 교통세를 내리고 부가가치세를 올린 것을 예로 들었다.

●“지출 규모와 탈루세액 줄여야”

전문가들은 감세가 어렵다는 재경부 입장에는 동의한다. 대신 정부의 지출 규모를 줄이고, 비과세·감면을 축소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고영선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재정지출 구조로 볼 때 감세는 어렵다.”면서 “지출 규모를 줄이는 것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원윤희 서울시립대 교수는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세율은 55%에서 28%로 낮췄는데도 그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분분하다.”면서 “세율을 1∼2%포인트 인하하는 효과는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정부는 그동안 자영업자와 근로소득자의 조세 형평성이 불거지자 근로소득의 소득공제를 높이는 편법을 써왔다.”면서 “이제 자영업자의 소득 파악에 좀더 신경을 써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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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2005-11-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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