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사전경보 소홀이 부른 통신대란

[경제프리즘] 사전경보 소홀이 부른 통신대란

입력 2005-03-02 00:00
수정 2005-03-0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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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수도권과 영남지역의 전화불통 및 지연사고를 접한 KT 직원들은 할 말이 많았다.“성장이 정체된 유선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라는 한 직원의 넉두리에는 사고 원인의 단초가 배어있었다.

그는 이어 “사고 원인이 시스템 문제는 아니며 지역망운용국에 트래픽(통화량)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라며 말끝에 힘을 실었다. 진행 중인 차세대 통신인프라인 BcN(광대역통합망) 투자가 완결되면 이런 사고는 내려고 해도 못 낸다고도 했다.BcN은 인터넷, 유무선망을 통합한, 그야말로 최고의 속도와 용량의 첨단 통신인프라이다.

그의 말은 일면 맞다. 하지만 사고 원인을 짚어보면 사전경보체제의 미흡함이 화(禍)를 불렀다는 점을 지울 수 없다.KT의 주장대로 시스템 문제가 아닌 트래픽 과부하였다면 이를 줄이는 방법을 찾으면 됐었다.

KT가 첫 사고발생을 접한 시간은 오전 10시30분이었다. 평소 5분에 250만콜 정도이던 호가 350만콜로 올라가면서 폭주현상이 발생했다. 평소 통화량에다 월말카드 결제로 인한 폰 뱅킹 등의 변수가 이어졌다. 이때까지 KT 종합상황실은 “곧 정상화될 것”이란 기대를 한 듯하다.

그런데 예기치 않은 복병이 숨어있었다. 트래픽 폭주로 통화가 안 되자 궁금증과 불안감을 더한 통화자들이 전화를 걸어댔던 것. 발신전화만 계속돼 ‘불에 기름을 부은 격’으로 트래픽을 크게 높였다. 일부지역의 경우 통화완결률이 한때 10%정도밖에 안 됐다는 점이 뒷받침해 준다.

이번 사고 원인이 KT가 주장한 것처럼 트래픽이라면 ‘아날로그식’ 단순 사고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시간여후 진정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면 방송매체 등을 통한 신속한 ‘계도성 홍보’에 들어갔어야 옳았다.KT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은 끝난 시간이어서 자사 홈페이지와 뉴스전문방송인 YTN에 통화 자제를 당부하는 홍보 고지를 했다.”고 말했다.

잘못된 일은 반면교사로 삼으면 된다. 정통부와 KT는 태풍 등에 대비한 재해방송과 같은 통신 경보체제를 속히 가동해야 한다.TV는 물론이고, 라디오방송과 인터넷 포털 등 다중이 접하는 매체를 통한 전방위 홍보시스템이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2005-03-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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