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피말리는 사이즈 경쟁’

디지털TV ‘피말리는 사이즈 경쟁’

입력 2004-11-23 00:00
수정 2004-11-23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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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인치 제품을 개발한 지가 1년이 다 돼 가는데 71인치가 큰 의미가 있나요?”(삼성전자)

“실험실에서 핵융합 성공한 것하고 핵무기 개발한 것하고 똑같습니까?”(LG전자)

LG전자가 2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세계 최초로 71인치 PDP TV를 출시,시연해 보이고 있다.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LG전자가 22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세계 최초로 71인치 PDP TV를 출시,시연해 보이고 있다.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LG전자가 22일 세계 최초로 71인치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TV(판매가 8000만원)를 시판한 것을 계기로 삼성전자와의 디지털 TV ‘지존경쟁’이 더욱 불을 뿜게 됐다. 삼성전자가 개발 경쟁에서 한발 앞서 온 반면 가장 큰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것은 LG전자가 빠르다.

PDP TV에서 두 회사가 보여준 크기 경쟁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70인치 PDP TV를 개발한 지 두달 만에 LG전자가 71인치 제품을 개발할 정도로 피를 말린다.LG전자는 지난해 10월 76인치 제품 개발을 알리며 또 한번 삼성을 앞질렀다. 하지만 현존하는 세계 최대 크기 PDP TV는 삼성전자의 80인치 제품이다. 삼성 SDI와 극비에 프로젝트를 가동한 끝에 올초 80인치 제품을 전격 내놓은 것이다. 이 때문에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쇼(CES)에서 LG전자의 76인치 제품을 압도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불의의 일격을 당한 LG전자는 이후 절치부심, 이날 71인치 제품 시판을 선언했다. 시판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가장 큰 PDP TV는 63인치다.LG전자 디지털디스플레이·미디어 사업본부 우남균 사장은 “지난 9월 55인치 LCD TV를 출시했을 때도 경쟁사(삼성전자)가 57인치 제품을 먼저 개발했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제품 출시 시기는 각사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으로 비교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개발·양산 경쟁은 LCD TV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LG전자가 2002년 10월 42인치 LCD TV를 개발하자 삼성전자가 11월 46인치 제품으로 기를 꺾었다. 두 회사는 두달 뒤 각각 52인치(LG),54인치(삼성)를 개발하며 경쟁에 불을 댕겼다. 이후 LG전자는 지난해 10월 55인치 제품을 개발했지만 다음달 삼성전자의 57인치에 선두를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제품은 LG전자의 55인치가 가장 크다.LG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가격이 2000만원에 육박하는데도 올 연말까지 200여대의 판매가 예상될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반면 늘 LG전자보다 좀더 큰 LCD TV를 개발했던 삼성전자는 올 1월 46인치 TV를 시판한 뒤 아직 소식이 없다. 관계자는 “개발이 완료된 제품은 언제든지 시장에 내놓을 준비가 됐지만 실제 수요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70인치 PDP TV를 건너뛰고 80인치 제품을 시판하고,LCD TV 역시 54인치를 버리는 대신 LG전자의 55인치를 겨냥한 57인치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2004-11-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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