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굴지의 재벌 2세들이 새로운 사업 영역을 개척하기보다는 손쉽게 돈을 버는 외제차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눈총을 받고 있다. 선대들이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기업을 일으켰던 것과 달리 이들은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물색하기보다는 ‘땅짚고 헤엄치기’식 돈벌이인 외제차 수입 딜러에 열중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외제차사업이 명품사업 중에 ‘황금알을 낳은 사업’으로 인식되면서 재벌 2세들뿐 아니라 3세,4세,중견기업의 사위들까지 나서 수입차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높은 마진율 유혹에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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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2세들이 수입차 사업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20∼50%에 이르는 ‘폭리’ 때문이다.비쌀수록 더 잘 팔리는 풍조를 이용해 수입차의 경우 마진율이 미국 8%,일본 10%에 비해 턱없이 높다.
서울 강남에 주로 몰려 있는 전시장을 운영하고 패션쇼를 개최하는 데 드는 비용이 죄다 고객들에게 전가되고 있다.도요타 렉서스 LS 430은 미국에서 5832만원에 불과하지만 국내 가격은 1억 790만원으로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높은 마진율을 챙기면서도 정비 네트워크는 국내 자동차업체와 비교하면 열악한 편이다.국내 자동차업체들이 전국적인 정비 네트워크를 갖춘 것과는 달리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몇 군데 있을 뿐이다.부품도 비싸다고 고객들은 불평한다.BMW의 엔진오일을 교환할 경우 국산차는 2만∼3만원 정도 비용이 들지만 15만원 정도 든다.
●경제 도움줄 사업에 뛰어야
전문가들은 자칫 ‘명품차’ 수입사업에 재벌 2세들이 열을 올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잃게 하고 국내 기업간의 출혈로 결국 외국기업 배불리기만 충실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을 물려받은 재벌 후손들은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하는 책무를 등한시한 채 외제차 수입을 통한 돈벌이에만 급급하는 경향이 있다.”고 비난했다. 외제차 사업은 대기업들이 직접 나서야 할 영역이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찮다.외국에서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직접 수입차 딜러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대기업이 해야 할 사업과 중소기업,개인이 해야 할 사업이 보이지 않게 ‘구분’지어져 있기 때문이다.
●중견기업까지 딜러권 확보
코오롱 이웅열 회장은 수입차 시장을 이끄는 선두주자.지난 88년부터 BMW에 직·간접으로 관여해 오고 있다.코오롱 HBC에서는 BMW 외에 6억원대를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를 수입·판매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 체제의 SK그룹 계열인 SK네트웍스는 2001년부터 렉서스를 판매하다 도요타로부터 계약해지를 당한 뒤 지난해부터 다임러크라이슬러로 말을 갈아타면서까지 수입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효성그룹 조석래 회장의 셋째 아들인 조현상 전략본부 상무도 메르세데스 벤츠의 서울지역 딜러권을 따내며 외제차 딜러사업에 가담했다.박용곤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인 ㈜두산 박정원 상사 BG(비즈니스그룹)부문 사장은 볼보 딜러사업 경험을 살려 혼다 판매를 하고 있다.
중견기업인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둘째 사위인 김윤동 일진자동차회사 사장도 혼다 공식딜러이고,다음달 출범할 아우디코리아의 딜러로 선정된 김한균 ㈜참존 모터스 사장도 참존 김광섭 회장의 장남이다.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2004-09-09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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