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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명문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K(30)씨는 지난해 외국계 은행 입사 면접을 치르고 한동안 무기력증에 빠졌다.“물리학과 출신이 은행에 뭐하러 지원했나.”“학점은 왜 이 모양이냐.” 면접관은 시종일관 인격을 무시하는 질문만 골라 했다.K씨는 “6명이 동시에 면접을 봤는데 나의 포부는 물론 자기소개의 기회조차 남과 똑같이 주지 않아 속상했다.”고 말했다.K씨는 은행에 합격했지만 정나미가 떨어져 입사를 포기했다.6개월 넘게 일자리를 알아보다 최근 한 중소기업 면접을 봤던 M(27·여)씨도 황당한 경험을 했다.“남자친구는 있나.”“사귄 지 얼마나 됐나.”“데이트는 어디서 하나.” 면접관은 업무와 상관없는 사적인 질문만 던졌고 M씨는 “취조실에 앉아 조사받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애인 있는지 물어보는 수준 이하 면접관들
본격적인 하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인터넷 채용 사이트 ㈜잡링크에는 300여건이 넘는 황당·짜증·엉터리 면접 사례가 보고됐다.
●기업들 “허술한 면접은 회사에 손해”…개선책 마련
누가 면접을 보았느냐에 따라 합격자가 달라지는 면접관 주관에 의존한 면접 방식의 문제점이 불거지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객관적인 면접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면접을 허술하게 해서 사람을 잘못 뽑으면 장기적으로 회사에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제약회사인 ㈜BMS코리아 역시 최근 신입사원 채용의 면접 방식을 변화시키는 데 힘쓰고 있다.BMS코리아는 면접관들에게 피상적이고 추상적인 질문을 하지 않는 방법, 응시자가 입사했을 때의 상황을 가정해 과제 해결과정을 묻는 방법 등을 실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있다.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 정유민 상무이사는 “누구에게 물어도 똑같은 대답이 나오는 질문을 하면 결국 학벌, 외모, 첫인상 등으로 합격자를 결정하게 된다.”면서 “기업들은 객관적인 면접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2005-09-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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