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의 얼 기릴 역사 탐방로 만들것”

“도봉의 얼 기릴 역사 탐방로 만들것”

입력 2011-09-20 00:00
수정 2011-09-20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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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구청장 ‘근·현대사 인물 순방로’ 추진

“도봉에는 일제 강점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또 1960~80년대 산업화 시기에 민주화를 위해 애쓴 역사적 인물이 많아, 그분들을 기억하기 위한 작은 노력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최근 ‘도봉구 근·현대사 인물 탐방로’를 기획하고, 현장을 확인한 소감을 19일 이렇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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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오른쪽) 도봉구청장에게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가 살던 기와집이 안경점으로 변했다고 설명하는 홍기원 도봉문화원 사무국장.
이동진(오른쪽) 도봉구청장에게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가 살던 기와집이 안경점으로 변했다고 설명하는 홍기원 도봉문화원 사무국장.


대표적인 인물이 일제 때 독립운동을 했던 가인 김병로, 벽초 홍명희, 고하 송진우, 위당 정인보 등이고, 민주화 운동가로서는 씨알의 소리의 함석헌·계훈제 선생, 노동운동가 전태일, 시인 김수영 등이다.

이 구청장은 “도봉에는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각별한 저항 정신이 살아 있는데, 그 시작은 16세기 조광조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한 ‘도봉서원’에서 찾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가을을 시샘하듯 인디언서머가 찾아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훌쩍 넘긴 가운데 그는 운동화 끈을 단단히 매고 2시간 남짓 땡볕을 견디며 걸었다.

가장 먼저 중종 때 개혁적 선비로 이름을 날린 조광조(1482~1519)를 떠올렸다. 사림의 대표로 기존 정치세력과 맞서지만 실패하고 1519년 그의 동료 70명과 함께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았다. 개혁에 실패하고 역적으로 몰린 것이다.

그러나 선조는 즉위한 1568년 기대승의 청원을 들어 조광조의 신원을 회복시켰고, 5년 뒤 경기도 양주목사는 그를 기리는 ‘도봉서원’을 지을 수 있었다.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이던 도봉은 1963년에 서울시 성북구로 편입됐고, 1973년 다시 도봉구로 갈라져 나왔다.

이 구청장은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 김병로 등 독립운동가들이 도봉에 많이 살았던 이유를 이렇게 해석했다.

“1910년 8월 한일병탄이 일어나고서 이듬해 10월 15일 창동역을 개통했어요.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은 일본 관원의 눈초리를 피하면서 서울과 접근성이 좋고 집값 또한 싼 곳을 찾았을 텐데, 창동역 개통에 때맞춰 이쪽으로 이주하신 거죠. 당시는 경기도 양주군 노해면이었습니다. 가인 선생이 맨 먼저, 홍명희·김진우·송진우 선생 등이 들어온 거죠. 도산 안창호 선생도 김병로 선생에게 놀러 왔다가 오고 싶다고 해서 가인 선생이 방학동 쪽에 집 계약을 대신했는데, 검거돼 옥사하시는 바람에 이주를 못하셨다고 기록에 나옵니다.”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이 살았던 집으로는 함석헌과 김수영의 본가가 비교적 온전한 편이고 대부분은 사라졌다. 작은 초가였던 홍명희의 집은 창5동 신도브래뉴아파트 출입구로, 송진우의 집은 한신휴아파트 주차장으로, 김병로의 집은 안경점으로, 정인보의 집은 노래방으로, 계훈제의 집은 공영주차장으로 바뀌었다. 전태일이 살던 쌍문동 6평 무허가 집도 삼익세라믹아파트로 바뀌었다.

이 구청장은 “표석을 세운다든지 해서 이분들을 알리고, 특히 1930~40년대 ‘창동의 3사자’로 불렸던 김병로, 김진우, 정인보 선생을 기리는 공원을 조성하고 싶은데, 현재 창5동 공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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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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