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노인 심정 인형에 담았슈”

“우리 노인 심정 인형에 담았슈”

입력 2011-04-22 00:00
수정 2011-04-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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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문 노인인권센터 ‘무지개 인형극단’ 인기

“청춘은 봄이요, 봄은 꿈나라….” “에이 쯔쯧~ 당신, 서울 사는 애들이 보고 싶은 모양이오.”

21일 동대문구 청량리동 서울시립노인종합복지관에 자리한 한국노인인권센터. 허리가 굽고 흰머리가 성성한 어르신들이 검은 막 뒤에서 음향에 맞춰 장대인형을 들고 손놀림에 분주했다. “어쩌면 나이도 지긋한 어르신들이 저리도 자유자재로 움직일까.”하는 생각에 주변 사람들 눈이 커졌다. 연극이 끝나자 휠체어에 앉아 관람하던 요양원 어르신들에게서 환호가 터졌다. 65~86세 어르신 9명으로 구성된 노인인권센터 인권지킴이 ‘무지개 인형극단’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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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인형극단’이 21일 한국노인인권센터에서 맹연습하고 있다.
‘무지개 인형극단’이 21일 한국노인인권센터에서 맹연습하고 있다.


●65~86세 어르신 9명으로 구성

이들은 지난주에도 인천 동암동 노블슈요양원 어르신들과 보호사 30여명 앞에서 현대판 고려장을 그린 ‘황혼의 언덕’ 인형극을 선보였다. 연락도 끊긴 자식들 탓에 기초생활수급도 받지 못하는 한국 노인들의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황혼의 언덕’은 다음 달 열리는 경남 거창군 실버연극제에 초청됐다.

무지개 인형극단은 2009년 4월 인형극을 통해 어르신들이 직접 노인인권에 대해 보다 쉽게 알도록 하기 위해 창단됐다. 3년간 지하철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노인인권 보호를 위한 공연을 펼쳤다. 현재까지 48개 사회복지관과 요양원, 노인대학에서 관람객 3700여명을 모으는 성과를 거뒀다.

노인들의 심정을 대변한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올해도 6월까지 예약이 꽉 찼다. 일주일에 한번 공연을 펼치는데, 19곳에서 요청했으니 인기를 실감할 만하다.

●6월까지 예약 차… 2기생도 모집

단원들은 모두 1인 다역에 충실하다. 대나무, 스티로폼을 이용해 장대인형 모형을 만들고 옷도 직접 뜨는 등 무대연출을 위한 사소한 소품까지도 일일이 제작한다. 더욱이 장대인형극이라 어깨가 빠질 정도로 아플 때도 많지만 다역을 훌륭히 해낸다고 주변에서 혀를 내두른다. 심지어 무대연출에 필요한 소품을 싣는 차량이 1대뿐이라 지하철로 이동하며 공연하지만 힘들다는 내색을 하지 않는다.

소원인(75) 단장은 “경기·인천에서도 공연요청이 쇄도하다 보니 지하철역을 찾아 더러 헤매기도 하지만 동병상련에 처한 노인들로부터 환호를 받으면 자신감이 솟구친다.”며 웃었다. 인기가 하늘을 찌르다 보니 2기생도 모집해 황혼기의 사랑을 그린 ‘고목나무에도 사랑의 꽃은 피어나다’란 인형극을 맹연습 중이다. 2기 작품은 5월 8일 어버이날 노인인권센터 무대에 올린다.

강혜수 노인인권센터 실장은 “무지개인형극단은 노인들의, 노인들에 의한, 노인들을 위한 인권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며 “공연이 끝나면 노인인권 교육을 비롯, 학대사례 발굴 상담과 감시활동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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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2011-04-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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