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사육으로 태어난 첫번째 수달이래요

인공사육으로 태어난 첫번째 수달이래요

유지혜 기자
입력 2006-11-17 00:00
수정 2006-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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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8월에 태어난 아기 수달이에요. 여러분을 만나게 돼서 너무 반가워요.

우선 우리 엄마와 아빠부터 소개할게요. 엄마 고향은 전남 신안이고, 아빠 고향은 부산이에요. 이곳 서울대공원으로 오신 건 각각 2003년과 2004년이고요. 태풍 때문에 집을 잃고 방황하다 주민들이 구조해줘서 여기까지 오게 되셨대요. 아마 이곳에서 천생배필을 만나려고 그렇게 힘든 일들을 겪으셨나봐요.

우리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귀한 동물이라는 건 아시죠?그 중에서도 저의 의미는 더욱 특별하답니다. 동물원에서 인공 사육하면서 저처럼 아기가 태어난 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엄마는 제가 태어날 수 있었던 건 모두 사육사 분들 덕분이라고 하세요. 부모님이 보다 야생에 가까운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흙을 깔아 풀숲을 만들어주고, 굴도 만들어주셨거든요. 덕분에 마음이 편해져서 저를 가질 수 있었다고 하시네요.

저는 만들어지는 순간부터 사육사 분들이 지켜보셨대요. 엄마와 아빠가 물 속에서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시고는 엄마를 곧바로 따로 떨어진 산실로 옮겨주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두 달 남짓 있다가 제가 태어난 것이고요.

엄마가 우리 수달은 족제비과의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성질이 온순하고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그런 엄마가 딱 한 번 사람을 문 적이 있다고 하시네요. 바로 절 낳기 이틀 전에요. 신경이 너무 예민해져서 더 이상 접근하지 말라는 뜻으로 먹이를 주는 사육사 분의 부츠를 물었는데, 상처까지 남았다고 해요. 하지만 사육사 분들은 오히려 엄마가 있는 산실 앞에 나무를 심어 관람객들이 쉽게 볼 수 없도록 하면서 엄마가 절 낳는 걸 도와주셨대요. 신경이 쓰일까봐 엄마랑은 일부러 눈도 안 마주치셨다나봐요. 그래서 엄마는 지금까지도 미안하고 또 고맙다고 하세요.

전 태어나고서도 두 달 동안은 동굴 밖으로 나오지 못했답니다. 엄마는 아직 잘 움직이지 못하는 제가 밖에 나가는 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셨나봐요. 수달 스타일 구기게시리 처음에는 수영을 못해서 엄마가 절 물어서 물에 넣으면 허우적거리기만 했거든요. 하지만 이제는 수준급으로 물살을 가른답니다.

하루가 다르게 부쩍 커가는 제모습 보고 싶지 않으세요?이곳 동물원에서 여러분을 기다릴게요.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6-11-1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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