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수·추징 없는 코인 사기, 피해 컸지만 형량 낮았다

몰수·추징 없는 코인 사기, 피해 컸지만 형량 낮았다

송수연 기자
입력 2020-06-18 20:44
수정 2020-06-19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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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를 쫓다 <1부>대박 신화의 배신] 범죄 규모 축소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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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범죄에 대한 처벌 근거가 미비해 수사기관들이 암호화폐 관련 범죄 규모를 축소해 온 것으로 서울신문 취재 결과 드러났다. 사기 등 형법상 범죄에 의한 암호화폐 범죄수익금에 대한 몰수 규정도 불분명해 법 개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경)은 지난 3월 초 암호화폐 투자자들로부터 60억여원을 챙겨 해외로 도주한 유모씨를 태국에서 검거했다. 민사경은 당시 유씨가 500여명으로부터 코인 투자금 60여억원을 편취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민사경이 실제 검찰에 넘긴 피해금액은 10억원에 불과했다. 민사경 관계자는 18일 “유씨의 자백과 투자자들의 진술로 전체 피해액은 60억여원으로 확인됐지만 검찰에 넘기면서 최종 피해액은 10억원으로 산정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투자자들로부터 현금 10억원을, 이더리움(ETH)으로 50억원을 챙겼다. 현행법상 이더리움은 화폐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구속 기소되면서 범죄 피해액에 포함되지 않았다.

검찰은 유씨를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피해 금액은 10억원으로 확정했다. 이수원 법률사무소 ‘위’ 변호사는 “피해금액이 줄었다는 것은 피해자 수도 줄여서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양형도 피해금액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일반 사기의 경우 피해금액이 5억원 이상~50억원 미만인 경우 징역 3~6년이고, 50억~300억원 미만은 징역 5~8년을 선고받는다. 유씨처럼 병합사건일 경우 가중처벌될 수 있다. 현재 방판법은 무등록 다단계 업체가 ‘재화’나 ‘용역’을 팔 경우 처벌하지만 코인은 법적으로 재화도, 용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국내 암호화폐 범죄들이 법의 미비로 처벌하지 못하는 ‘그레이존’(gray zone·불분명한 영역)이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뿐 아니라 암호화폐의 범죄수익 몰수도 어려운 상황이다.

대법원은 2018년 5월 음란물제작·배포 등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아청법)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모씨에게 압수한 216비트코인(BTC) 중 191비트코인(당시 시세 기준 16억여원)을 몰수하는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은 암호화폐도 범죄수익에 해당돼 몰수할 수 있다고 인정한 첫 판결이어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대법원의 몰수 판결은 해당 범죄가 아청법이었기 때문에 특수하게 가능했다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아청법은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범죄수익은닉규제법)이 정한 중대범죄에 해당한다. 성착취물 유통이나 거래로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은 몰수가 가능하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8조 역시 몰수 대상의 범위를 ‘물건’으로 한정하지 않고 ‘재산’으로 확장해 범죄수익의 개념을 현금 및 이익금, 주식, 그 밖에 재산적 가치가 있는 유무형의 재산까지 포함하고 있다. 반면 형법 제48조는 몰수 대상을 ‘물건’으로 한정한다. 암호화폐는 물건이 아니기 때문에 사기와 같은 형법을 적용하는 범죄수익금은 몰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암호화폐가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으로 몰수의 대상이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있지만, 여전히 형법상 몰수는 ‘물건’만 한정해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이로 인해 매우 제한적인 범죄에서만 암호화폐 몰수나 추징이 가능한 현실이 됐다”고 설명했다.

법적 해석을 둘러싼 반론도 나온다. 이지은 법무법인 리버티 변호사는 “몰수의 목적은 범죄로 취득한 대가를 남기지 않게 하겠다는 데 있다”면서 “암호화폐를 자산적 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탐사기획부가 대검찰청에 제기한 암호화폐 몰수 현황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등의 결과에서도 앞서 대법원 판결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은 현재 몰수한 BTC를 대검 명의의 계정으로 만든 전자지갑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시세로는 20억 8000만원 상당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대검이 전자지갑에 몰수한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있다는 건 국고로 환수했다고 볼 수 없고 다만 임시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라며 “대검이 몰수한 암호화폐를 2년 넘게 처리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암호화폐를 공매로 처분할 경우 정부가 이를 재화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최민규 서울시의원,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제17회 우수의정대상’ 수상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최민규 의원(국민의힘, 동작2)은 지난 12일 활발하고 책임감 있는 의정활동을 인정받아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가 수여하는 제17회 우수의정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지방자치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의원 가운데, 정책 역량과 현장 중심 의정활동에서 모범을 보인 의원을 선정해 매년 우수의정대상을 수여하고 있다. 최 의원은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소속으로 재난·안전, 교통, 건설 현안 전반을 아우르며 시민 안전을 최우선에 둔 정책 제안과 조례 발의, 행정사무감사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현장 점검과 제도 개선을 병행하는 실천형 의정활동을 통해 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행정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해 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최 의원은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문제를 외면하지 말라는 의미로 주신 상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안전과 일상을 지키는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최 의원은 2022년 서울Watch 주관 시민의정감시단이 평가한 제1회 행정사무감사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데 이어, 2023년에도 서울시의회 출입기자단이 실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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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기획부
안동환 부장, 박재홍·송수연
고혜지·이태권 기자
2020-06-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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