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거래소 오간 수억원어치 코인, 외환거래법 위반일까

韓·中 거래소 오간 수억원어치 코인, 외환거래법 위반일까

송수연 기자
송수연 기자
입력 2020-06-15 20:44
수정 2020-06-16 02:4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코인법’ 엇갈린 법조계

비트코인
비트코인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성기남씨는 2017년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사 100억원대 투자 수익을 거뒀다. 그는 2018년 암호화폐 자산가로 방송에 출연했던 ‘아뜨뜨’(닉네임)다. 성씨는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위안화로 수익 가운데 10억원을 현금화해 현지 아파트를 매입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암호화폐에 대해 과세하지 않았기에 성씨는 매매차익에 대한 세금도 납부하지 않았다. 우리 외국환거래법에 따르면 내국인 거주자가 미화 5만 달러를 초과하는 금액을 해외로 보낼 때 신고해야 하지만 암호화폐이기 때문에 국내 지갑으로 전송하거나 다시 외국으로 보낼 때도 신고 의무가 없었다.

●“블록체인 국경 없어… 외환 거래 아냐”

다만 중국 정부는 성씨가 아파트를 매입한 이후인 2017년 9월 암호화폐 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전면 금지했다. 성씨가 국내와 중국을 오가며 암호화폐를 주고받은 것은 외환거래법에 해당될까.

법조계 의견은 엇갈린다.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15일 “암호화폐는 화폐가 아니기 때문에 암호화폐끼리 주고받는 건 외환거래법 대상이 될 수 없다”면서 “블록체인은 국경이 없고, 세계 어디에나 있는 것인데 암호화폐를 해외에서 들여온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잘못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금전적 가치 이동 인정한 판례 있다”

반면 정재욱 법무법인 주원 변호사는 “현행법상 암호화폐의 법적 성격은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최근 암호화폐를 통해 사실상 금전적 가치가 이동됐다고 보아 외환거래법을 적용한 판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사자인 성씨는 암호화폐의 장점에 대해 “미국에 10만 달러를 보내 사업대금을 결제하려면 환전과 스위프트망 등을 거쳐야 하고 수수료도 들지만 암호화폐는 실시간으로 송금하고 거래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은 암호화폐와 관련 직간접 송금 거래를 불허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서울신문 탐사기획부는 암호화폐(가상자산)와 연관된 각종 범죄 및 피해자들을 다룬 ‘2020 암호화폐 범죄를 쫓다’를 보도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리와 다단계 투자 사기, 자금세탁·증여, 다크웹 성착취물·마약 등 범죄와 관련된 암호화폐 은닉 수익 등에 관한 제보(tamsa@seoul.co.kr)를 부탁드립니다.
2020-06-16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