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진진 견문기] 벨기에영사관으로 쓰인 남서울미술관 유럽 정취 물씬

[흥미진진 견문기] 벨기에영사관으로 쓰인 남서울미술관 유럽 정취 물씬

입력 2019-10-30 17:46
수정 2019-10-31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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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용도가 변경된 옛 벨기에영사관.
지금은 서울시립 남서울생활미술관으로 용도가 변경된 옛 벨기에영사관.
사당역 관악 예술인마을은 관악산 등산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집결지 바로 옆 시립 남서울미술관 붉은 벽돌건물은 왠지 들어가 보고 싶게 만들어졌다. 튼튼한 기둥들과 세로로 길게 난 창이 다른 건물과는 많이 달랐다.

황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당시 이 건물이 벨기에영사관으로 쓰여 유럽의 고딕양식을 따라 일본인의 기술력으로 지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내부 정비를 마치고 문을 열어 ‘모던로즈’라는 이 건물의 과거 쓰임에 대한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한국 땅 안에서 유럽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는 공간이었다.

가을이면 떠오르는 ‘국화 옆에서’라는 시는 한국을 대표하는 서정시다. 미당 서정주의 생가터에서 시인의 육성으로 시를 들을 수 있었다. 이 지역의 유일한 미래유산인 서정주 생가터 내부는 깔끔했다. 생전에 걸쳤던 옷가지며 책, 그가 남긴 작품들이 벽에 걸려 있어 시인의 유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이지현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이지현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관악구에는 22개의 동이 있는데, 그중에서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동 명칭이 5개나 될 정도로 고려를 빛낸 장군의 업적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빌라촌이 즐비한 마을 한쪽에서 생가터를 만났다. 특히 올해는 귀주대첩이 일어난 지 1000년이 되는 해로, 대대적으로 장군을 기리는 행사가 크게 열렸다고 한다.

장군을 모신 사당인 안국사는 조용했다. 생가터에 서 있던 고려시대 삼층석탑이 이곳에 옮겨져 있었다. 훼손돼 정확한 양식을 알 수 없어 안타깝지만 다양한 각도로 추정한 끝에 두 층을 복원해 세워 놓은 돌탑이라고 했다. 황 지도사의 설명을 듣고 있던 우리는 1000년의 세월을 뛰어넘은 유산 앞에서 숙연한 마음이 들었다.

사당에서 시작해 관악산 자락으로 이어진 해설코스를 되짚어 보며 황 지도사가 미리 준비한 송창식의 ‘푸르른 날’을 함께 들었다. 서정주의 시에 노랫가락을 붙인 곡이라는데, 정말 가사처럼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었다. 그리운 사람을 떠올려야 할 것만 같은 가사의 서정성에 몸을 맡기며 자연의 축복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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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책마루독서교육연구회 연구원
2019-10-31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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