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유산 톡톡] 베를린 장벽 같은 대전차 방호시설… 무덤이 된 ‘4·19 시인’ 김수영 시비

[미래유산 톡톡] 베를린 장벽 같은 대전차 방호시설… 무덤이 된 ‘4·19 시인’ 김수영 시비

입력 2018-07-25 23:06
수정 2018-07-26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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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유산을 기억하고 전달하는 일은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도봉구를 포함한 서울의 25개 구에 451개의 미래유산이 지정돼 있다. 지난 21일 답사 코스 중 서울미래유산은 대전차 방호시설과 김수영 시비 등 2곳이다.

대전차 방호시설은 한국전쟁 당시 남침의 통로가 된 곳에 세워진 시민아파트이다. 1960~70년대 군사 상황에 대한 실질적인 기록으로서 가치가 인정돼 미래유산에 등재됐다. 문화시설인 ‘평화문화진지’로 재탄생해 지난해 10월 개장했다. 전쟁의 기억을 간직한 대전차방호시설은 이곳에 전시된 베를린 장벽처럼 통일 한국을 염원하는 시설이기도 하다. 베를린시에서 보내준 베를린 장벽 세 짝이 평화문화진지 중앙에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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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서원 옛 터 앞에 세워진 김수영 시비.
도봉서원 옛 터 앞에 세워진 김수영 시비.
우리나라 대표적 저항 시인인 김수영 시비는 사망 1주기인 1969년 6월 15일 현대문학사와 문인들이 힘을 모아 세웠다. 47년이라는 길지 않은 세월을 산 시인은 4·19혁명을 기점으로 참여시를 썼다. 그래서 김수영을 ‘4·19의 시인’이라 부른다.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시인의 시신은 도봉구 도봉동 산 107-2번지 선영에 있었으나 1991년 4월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 구역 내 도봉서원 앞 현재의 자리로 옮기면서 시신을 수습해 화장하고 유골함을 만들어 묻었다. 시비가 곧 그의 무덤이다.

현대시문학을 대표하는 시인으로서 김수영을 기릴 뿐 아니라 시비의 아름다움도 가치가 있어서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등재됐다. 시비는 회백색 화강암으로 만들었으며 크기는 높이가 125㎝, 너비가 185㎝로 전체적으로 보아 옆으로 긴 장방형의 외형을 하고 있다. 몸통에는 시인의 육필로 대표작 ‘풀’의 일부를 새겼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풀’은 200여편의 시와 시론을 발표한 시인의 마지막 시다. 1968년 5월 29일에 썼고 시인은 1968년 6월 16일에 세상을 떠났다. 죽기 하루 전날 오후 11시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가 시인을 덮쳤다. 병원으로 옮겼지만, 다음날 세상을 뜰 때까지 의식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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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미래유산연구팀
2018-07-2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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