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경북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을 경찰관이 조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9일 저녁 소주를 나눠마신 주민 2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2016.3.10. 연합뉴스
경찰은 정상적인 상황에서 소주에 농약이 들어갈 수 없는 만큼 누군가 고의로 넣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특히 지난해 7월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사이다’ 사건과 판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9일 오후 9시 40분쯤 청송군 현동면 눌인3리 마을회관에서 주민 13명이 모여 시간을 보냈다.
당시 방 안에 8명, 거실에 5명이 술을 마시거나 화투를 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허모(68)씨가 방에서 아내와 다른 여성 등 2명과 김치냉장고에 보관한 소주를 꺼내 마셨고, 이어 나중에 합류한 박모(63)씨와 둘이서 다시 한 병을 꺼내 마셨다.
냉장고에는 박씨가 사놓은 소주 30여병이 들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현재 이장을 맡고 있고 허씨는 예전에 이장을 했다.
한 주민은 두 사람이 마신 소주를 박씨가 냉장고에서 꺼내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소주병이 개봉된 상태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반 병 정도를 마시다가 속이 거북해져 음주를 중단했고, 바늘로 손가락을 따는 등 자가치료를 하다 증세가 심해져 병원으로 옮겨졌다.
박씨는 10일 오전 8시 10분쯤 숨졌고 허씨는 현재 위독한 상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 결과 두 사람이 마시다가 남은 소주와 소주잔에서는 고독성 농약이 검출됐다.
사고가 난 마을회관은 현동면과 포항시를 연결하는 31번 국도(새마을로)에 있다.
그러나 마을회관 주변이나 마을에는 CCTV가 없었다.
경찰은 마을회관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설치된 CCTV 영상을 분석하는 한편 주민을 상대로 마을회관 출입자 등을 탐문 조사하고 있다.
또 농약 판매점을 상대로 소주에 든 고독성 농약을 판매한 일이 있는지, 마을에 해당 농약이 남아 있는지 등을 찾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이 지난해 7월 14일 상주에서 발생한 농약사이다 사건과 유사하다고 보고 모방 범죄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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