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로컬푸드 사회적 기업 ‘은평 꼬부랑 국밥’

[커버스토리] 로컬푸드 사회적 기업 ‘은평 꼬부랑 국밥’

입력 2013-06-01 00:00
수정 2013-06-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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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기른 콩나물 ‘정성’ 듬뿍 방부제 안써 신선… 가격 착해 “동네사람 먹는데 장난 못쳐요”

“아유~ 콩나물이 어쩜 이렇게 아삭아삭하고 고소한겨!” “자네가 길러서 그런거 아녀?”

푸짐한 콩나물국밥을 앞에 두고 얘기가 끊이질 않는다. 최영주(77·서울 은평구 응암동), 이영훈(77·구산동), 강대석(67·신사동)씨는 31일 조금 특별한 점심을 먹으러 왔다. 경로당에서 직접 기른 콩나물을 공급받아 국밥을 만들어 파는 사회적기업인 ‘은평 꼬부랑 국밥’을 찾은 이들은 어느새 국밥 한 그릇을 국물까지 싹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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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은평 꼬부랑 국밥’ 식당을 찾은 노인들이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먹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31일 ‘은평 꼬부랑 국밥’ 식당을 찾은 노인들이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먹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은평 꼬부랑 국밥’의 시작은 지난해 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역 내 경로당을 돌아보던 김우영 은평구청장이 “북한산 자락의 지하수가 좋으니 소일거리로 콩나물을 키우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어 그해 6월 신사1동·갈현2동 경로당과 응암2동 주민센터에서 콩나물을 기르기 시작했다. 물로만 키운 콩나물은 맛과 영양 면에서 시중 콩나물을 멀리 따돌렸다. 서울 근교라고는 하지만 성장촉진제를 쓰고 먼 거리를 돌아 음식점으로 오는 시중 콩나물은 통통하니 길쭉길쭉한 모양새로 손님을 유혹하지만 신선도가 떨어진다. 구불구불하고 짤막해 겉모습이 ‘숏다리’인 어르신 콩나물에 한참 뒤졌다.

자신감을 얻은 응암2동의 매바위 마을공동체는 내친김에 국밥집을 내기로 했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서울시 주민참여예산 사업으로 선정돼 2억 30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쳐 지난 4월 29일 문을 연 ‘은평 꼬부랑 국밥’은 로컬푸드로 주민들의 건강은 물론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을 거뜬히 해내는 선순환 경제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송영흠 은평 꼬부랑 국밥 대표는 “시중에서 콩 1㎏으로 콩나물 7㎏을 키운다면 우린 5㎏밖에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일부 공장처럼 방부제나 표백제를 써가며 키우지는 않는다. 생산단가가 70% 더 들지만 납품단가도 그만큼 적게 드니 경쟁력에서도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입을 앙다물었다. 이어 “누가 먹는지 모르면 아무래도 정성이 덜 들어가지만, 우리야 동네 사람과 친구들이 먹는 걸 뻔히 아니까 장난을 못 친다”며 활짝 웃었다.

로컬 유기농 농산물의 가격이 더 비싸다는 단점도 이제 많이 사라졌다. 은평 꼬부랑 국밥도 한 그릇에 5000원이다. 65세 이상에겐 4000원만 받는다. 개점 한 달째라 아직 적자이지만 학교 급식에 납품하는 등 판로를 늘리면 흑자도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송 대표는 보고 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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