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균 초경 연령 12.5세 선진국 수준… 심리·신체변화에 체계적 병원상담 0.2%뿐
청소년의 성장과 발육이 빨라지면서 초경 연령도 낮아지는 추세다.1977년 평균 15.5세이던 것이 지난해는 12.5세가 됐다. 미국, 서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수준과 비슷해진 것이다. 이처럼 초경이 빨라지면서 월경곤란이나 월경전증후군으로 고통받는 청소년이 늘고 있다.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상희 교수팀은 지난해 7~11월까지 서울지역 중고등학생 538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초경 연령이 12.5세로 나타났다고 최근 대한소아과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12세에 초경을 시작한 학생이 29%로 가장 많았고,10세 이전에도 2.8%의 학생이 초경을 시작했다.16세에 시작한 학생은 0.6%에 불과했다.12세 전후로 초경을 시작한 학생 가운데 58.8%는 ‘월경전증후군’을 함께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월경전증후군은 월경 4~10일 전 여성이 경험하는 심리·신체적 변화를 말한다. 주로 느끼는 심리적 변화는 피곤함이 36.4%, 신경질이 38.7%로 나타났다.
신체변화도 적지 않게 나타났다. 복통이 46.5%로 가장 많았고, 이어 여드름은 21.4%, 유방통증은 17.5%로 집계됐다. 그러나 월경전증후군에 대한 대처는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경전증후군이 나타날 때 ‘그냥 참고 견딘다.’는 응답이 51.3%,‘진통제를 복용한다.’는 응답은 6.7%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병원치료를 받는 학생은 0.2%에 불과했다.
월경전증후군과 함께 초경을 시작한 여성에게 복병으로 작용하는 것은 ‘월경곤란증’이다. 월경곤란증은 전체 조사대상 학생의 82%에서 나타났으며, 주 증상은 복통(53.2%)과 허리통증(34.2%)으로 조사됐다. 이중 15.2%의 학생은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로 심한 월경곤란증을 호소했다.
월경곤란증이란 월경 기간 또는 월경 전후로 아랫배와 허리가 아프며 피로감과 불쾌감 등이 나타나는 병적 증상을 말한다. 주로 허리와 아랫배가 아프고 피로감, 두통, 메스꺼움, 구토, 위부위 통증, 설사, 변비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월경곤란은 가족력과 관련이 있었다. 월경곤란증을 호소하는 학생 중 어머니도 월경곤란증을 겪은 학생이 33.6%, 자매가 함께 월경곤란증을 겪은 학생이 13.4%에 달했다. 박 교수는 “초경 시기는 빨라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처는 미흡한 상황”이라면서 “초경이 시작된 뒤에 병원을 방문해 체계적인 상담을 받아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2008-11-1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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