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꺼려 신랑감은 펄쩍 뛰는데 초여름 약혼식·동거설(同居設) 끈덕져
최근엔 영화에까지 얼굴을 내미는 총각인기 가수 나훈아(羅勳兒)(25)가 장가갈 날도 멀지않은 것 같다. 지난봄엔 약혼 추진설이 나돌더니 요즘엔 약혼녀와 동거하고 있다는 소문이 연예가에 나돈다. 소문대로 그는 이미 신부감과 단꿈의「테이프」라도 끊은것일까?두살 아래의 소꿉친구로「스타」고은아(高銀兒)의 6촌동생
나훈아
『젊었겠다, 인기있겠다. 여자가 얼마나 많이 따르겠소. 그러다가 여성관계로 복잡해지는 것 보다는 신부감이 일찌감치 집에 썩 들어앉아있는게 오히려 훈아에겐 안전할지 모르죠』라고 말하는 그 사람은 지금의 상황이 나훈아에게 오히려 유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 측근자의 말을 더욱 뒷받침이라도 하듯 나훈아와 가정적으로 인척 관계가 되는 B씨는 그가 이미 약혼식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초여름으로 기억해요. 부산의 신부집에서 양가의 어른들만을 모시고 조촐히 약혼식을 올렸죠』
B씨의 말에 따르면 약혼식때는 그가 관계하고있는「오아시스·레코드사」의 친한 사람들도 초대되지 않았다.
대신 간소한 선물은 보내왔다고 했다. 그런데 나훈아의 선물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도 그가 약혼했다는 사실을 알고있는 사람은 많지않았다.
그의 약혼설을 알고있는건 몇사람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비밀리에 진행된 것 같다.
약혼 2~3개월후에 약혼녀가 서울의 나훈아의 집에 올라왔다고 B씨는 말했다.
이미 지난봄 약혼추진설이 나돌때부터 그리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나훈아 자신도 시인하고 있는 상대아가씨는 나훈아와 같은 고향인 부산태생의 이숙희(李淑姬)양. 나이는 두살아래. 부산의 남성(南星)여고를 나왔고 미모에다 가정환경도 좋다는 것. 한마디로 현모양처감이라는 그녀는「스타」고은아의 6촌 동생이라 한다.
나훈아가 이 아가씨와 인연을 맺게된 것은 어려서부터 한동네에서 친하게 지낸, 소꿉동무의 관계에서부터라고. 이웃간에 살다보니 양가 부모들끼리도 친하게 지냈고 자연스럽게 혼담이 오갔다는 것이다.
집안끼리 혼담 오갔지만 군대간 친형이 아직 미혼
지난봄 약혼 추진설이 나돌 때 이양과의 관계를 부모들은 어떻게 보느냐고 물었을 때 나훈아는『양가 부모님들도 서로 호감을 갖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양가에서 사위·며느리 삼았으면 하고 오고간 얘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라고 밝힌바 있었다.
약혼녀가 나훈아집에 올라왔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동거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이에 대한 장본인의 말을 들어보자.
『동거요? 양쪽의 가정이 엄하기 때문에 말도 안돼요. 왔다갔다하긴 해요. 그렇다고 동거라고 볼 수 있나요』라고 동거설을 놀라듯 부인.
신부감의 육촌언니 고은아 역시 이양의 집안이 꽤 엄하다고 소개한 적이 있었다.
약혼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약혼한 사실도 없다』고 약혼설 자체부터 부인했다.
그렇다면 B씨의 얘기는 다른 의도라도 있는 것일까?
『어떤 사람이 그런말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내생각으로는 나와 잘안다고 괜히 우쭐해보려는 심정으로 그런 말을 퍼뜨린 것 같아요』라고 B씨의 얘기가 몹시 못마땅한 듯 흥분된 어조로 반박(?).
지난봄 약혼 추진설이 나돌 때 나훈아는 이양과의 관계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해왔으나 이번엔 그자신도 시인.
『이양을 신부감으로 굳히고 있는건 사실이에요. 그러나 가봐야 알지 나중일이야 어떻게 장담합니까』라는 그는 어떤 여성이 되든간에 결혼시기는 앞으로 2년후가 될 거라고 동거 약혼설을 끈덕지게 부인.
B씨는 나훈아가 지금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도 쉽사리 그럴 수 없는 입장에 놓인 것은 물론 인기면도 있으나 군에 가있는 형이 제대하고 먼저 결혼한 다음이라야 되지않겠느냐는 것.
측근의 소문을 종합하면 동거까지는 몰라도 약혼은 거의 사실인듯 전해지고있는데 장본인은 이를 끈덕지게 부인하고 약혼설에 대해 극히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는 까닭은 어디에 있을까?
「팬」의 70%가 여성이기에 속이 쓰려도 발표는 못해
나훈아뿐만이 아니고 대개 인기 처녀·총각 연예인의 경우 인기를 고려해서 결혼을 하려고 해도 꺼려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그래서 미혼인 연예인 가운데는 동거생활을 하면서도「팬」들 앞에선 처녀·총각 행세를 하는 경우가 적지않다.
특히 나훈아의 경우는 동거·약혼설을 거의 치명적(?)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은「팬」의 70%가 여성이란 점 때문인지 모른다.
더구나 남진(南珍)이 월남(越南)서 귀국한후 정상의 자리 고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마당에 그런 문제는 더욱 치명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게 나훈아일 듯. 따라서 그는 영원한 배필을 발표하고 싶어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입장을 속쓰리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남진 귀국후에도「디스크」판매면에선 여전히 압도적. 그리고 최근엔 영화에까지 발을 뻗친 탓인지 여성「팬」이 더욱 늘은게 나훈아.
<걸>(杰)
[선데이서울 71년 11월 28일호 제4권 47호 통권 제 16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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