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됐던 191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동성애자의 삶을 그린 영화. 민감한 소재를 멜로드라마의 화법으로 녹여 냈다는 점에서 한층 주목받았다. 작품의 원작자인 E. M. 포스터도 책을 낼 당시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을 만큼 당시로선 파격적인 소재였다. 결국 포스터가 죽고 난 뒤에야 책이 출판됐다.
클라이브(휴 그랜트)는 그리스 문학을 사랑하는 명문대생이다. 같은 대학에 입학한 모리스(제임스 윌비)는 매력적이지만 평범한 영국 중산층의 젊은이. 점차 대학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 무렵, 모리스는 선배의 방에서 만난 낯선 인물 클라이브에게 묘한 떨림을 느낀다. 그리고 이내 그에 대한 감정이 우정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혹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칫 극단의 상황으로까지 내몰릴 수 있는 위험한 사랑을 하게 된 두 남자. 동성애로 인해 잃게 될 너무도 많은 제도권의 혜택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성적인 인간 클라이브와, 그런 그를 향한 사랑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모리스의 갈등이 드라마의 주요 얼개이다. 원작자인 포스터의 소설은 그의 주변인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경우가 많다. 포스터는 자신의 소설 ‘전망 좋은 방’을 케임브리지대 재학 시절의 절친한 친구에게 헌사하기도 했는데, 그 친구가 결국 이 영화 속 클라이브의 캐릭터 모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팬이라면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개인사를 영화 속에서 확인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연출을 맡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영국 중산층의 한 평범한 젊은이가 온갖 사회적 편견을 뚫고 성적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전망 좋은 방’(1985),‘하워즈 엔드’(1992) 등 포스터의 소설 원작을 다수 영화화한 아이보리 감독은 시대극 연출에 특히 탁월한 재능을 보여 왔다.
이 작품의 백미는 억압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의 내면을 구사한 휴 그랜트의 연기다.
지금은 로맨틱 코미디의 왕자로 대접받고 있는 톱스타의 오래 전 모습을 대면하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다. 진실하면서도 사실적인 동성애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 덕분에 그는 강수연이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44회 베니스영화제(1987년)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14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동성애가 법적으로 금지됐던 1910년대 영국을 배경으로, 한 동성애자의 삶을 그린 영화. 민감한 소재를 멜로드라마의 화법으로 녹여 냈다는 점에서 한층 주목받았다. 작품의 원작자인 E. M. 포스터도 책을 낼 당시 “내가 죽거나, 영국이 죽기 전에는 출판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을 만큼 당시로선 파격적인 소재였다. 결국 포스터가 죽고 난 뒤에야 책이 출판됐다.
클라이브(휴 그랜트)는 그리스 문학을 사랑하는 명문대생이다. 같은 대학에 입학한 모리스(제임스 윌비)는 매력적이지만 평범한 영국 중산층의 젊은이. 점차 대학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질 무렵, 모리스는 선배의 방에서 만난 낯선 인물 클라이브에게 묘한 떨림을 느낀다. 그리고 이내 그에 대한 감정이 우정의 경계를 넘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혹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자칫 극단의 상황으로까지 내몰릴 수 있는 위험한 사랑을 하게 된 두 남자. 동성애로 인해 잃게 될 너무도 많은 제도권의 혜택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성적인 인간 클라이브와, 그런 그를 향한 사랑에 모든 것을 내맡기는 모리스의 갈등이 드라마의 주요 얼개이다. 원작자인 포스터의 소설은 그의 주변인들에게서 영감을 받은 경우가 많다. 포스터는 자신의 소설 ‘전망 좋은 방’을 케임브리지대 재학 시절의 절친한 친구에게 헌사하기도 했는데, 그 친구가 결국 이 영화 속 클라이브의 캐릭터 모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팬이라면 작가의 알려지지 않은 개인사를 영화 속에서 확인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연출을 맡은 제임스 아이보리 감독은 영국 중산층의 한 평범한 젊은이가 온갖 사회적 편견을 뚫고 성적 정체성과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내는 데 성공했다.‘전망 좋은 방’(1985),‘하워즈 엔드’(1992) 등 포스터의 소설 원작을 다수 영화화한 아이보리 감독은 시대극 연출에 특히 탁월한 재능을 보여 왔다.
이 작품의 백미는 억압된 사회 분위기 때문에 자신을 드러낼 수 없는 인물의 내면을 구사한 휴 그랜트의 연기다.
지금은 로맨틱 코미디의 왕자로 대접받고 있는 톱스타의 오래 전 모습을 대면하는 즐거움도 꽤 쏠쏠하다. 진실하면서도 사실적인 동성애자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낸 덕분에 그는 강수연이 ‘씨받이’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제44회 베니스영화제(1987년)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14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2008-05-1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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