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3] 與 상처만 남긴 ‘공천 쿠데타’

[총선 D-13] 與 상처만 남긴 ‘공천 쿠데타’

김지훈 기자
입력 2008-03-27 00:00
수정 2008-03-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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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른 이도, 찔린 이도 상처뿐.” 요란하게 시작된 한나라당 공천 파동은 파국은 피했지만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다. 먼저 공세를 취한 친이 측근들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의 깊은 내상을 입었고, 공격의 대상이 된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대통령의 형’의 굴레를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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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국회부의장
이상득 국회부의장
박근혜 전 대표는 변치 않는 ‘박근혜의 힘’을 보여 줬지만 계파의 수장이라는 지도부의 반격으로 논란을 샀다. 이번 공천 파동에서 공격 대상이 된 이 부의장은 출마를 강행함으로써 판정승을 거뒀지만 상처뿐인 영광에 그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번 사태로 친이(親李)세력 일각의 ‘공적’이 된 이 부의장은 대통령의 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앞으로도 역할과 운신에 적지 않은 제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당선돼도 어떤 사소한 직책도 맡지 않겠다.”고 강조한 점은 동생인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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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의원
이재오 의원
먼저 칼을 뽑은 이재오·정두언 의원도 향후 입지가 위축될 공산이 커 보인다. 이들이 내세운 수도권 민심 이반은 이 부의장을 치기 위한 주된 명분으로 삼기에는 다소 약했다.

수도권 민심 이반은 장관 인선과 잘못된 공천논란, 이명박 정부의 미숙함 등 총체적 요인에 기인했다. 등돌린 수도권 민심을 ‘이상득 불출마’로 되찾겠다는 것은 애당초 기대난망이었다. 특히 이 의원은 이 부의장 불출마에 적극 가담하며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판에 ‘유(U)턴’함으로써 명분과 실리를 모두 놓쳤다.

이 의원은 “내가 이 부의장과 동반사퇴를 건의했던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발을 빼면서 청와대와 소장파의 협공을 불러들이며 진퇴양난에 빠진 형국이다.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였던 그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선전으로 총선에서도 힘든 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이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낙마한다면 정치 생명이 흔들릴 수도 있다.

차기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했던 정 의원도 ‘주군의 역린’을 건드리며 칼은 맞았다. 하지만 수도권 공천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면서 수도권 소장파의 새로운 리더로 급부상했다. 이번 공천파동으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가운데 친이 내부에서 발발된 ‘3·23 쿠데타’에서 한 발 비켜 있었던 박 전 대표는 공천파동에서도 변치 않는 영향력을 보여 줬다.

박 전 대표의 경우 확실한 당내 기반을 과시하며 7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탈당한 ‘친박연대’ 및 친박계열 무소속 출마자들에게 “살아서 돌아오라.”는 그의 말은 ‘계파 챙기기’라는 친이측과 강재섭 대표의 반발을 사고 있다.

불출마를 선언한 강재섭 대표는 공천문제에 책임을 지며 희생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리는 없었다는 평이다. 강 대표는 자신의 희생으로 “공천갈등을 끝내자.”고 했지만, 공천 파동은 확산일로로 치달았다.

강 대표는 “총선에서 과반 의석에 미달하면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는 배수진의 각오로 이번 총선에 정치생명을 걸었지만, 총선 결과에 따라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는 처지에 놓였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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