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떠난 이재영 그동안 뭐했냐고요?

가요계 떠난 이재영 그동안 뭐했냐고요?

박상숙 기자
입력 2007-12-08 00:00
수정 2007-12-08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뮤지컬 배우로 10년째 살고 있어요”

‘맘마미아´ 주인공 도나역 맡아

“전 아직 배울 게 너무 많아요.”“나만의 스타일이 있나? 전 없는 거 같아요.”“감독님들이 이러세요. 백지 상태라 만드는 대로 나온다고.”

이미지 확대
이재영
이재영
말만 들어 보면 뮤지컬 무대에 갓 발을 디딘 새내기 배우 같다.96년 ‘대단한 너’를 끝으로 가요계를 떠난 가수 이재영(39). 뮤지컬 배우라는 타이틀을 얻은 지 벌써 10년이다. 그녀를 기준으로도 신·구세대의 선이 그어진다. 나이를 조금 먹은 사람들이라면 ‘유혹’의 가수로 기억을 더듬을 것이고, 요즘 신세대들은 ‘록키호러쇼’‘풀몬티’‘행진 와이키키브라더스’에 나온 배우를 떠올릴 테다.

10여편의 뮤지컬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혀온 그녀가 14일 샤롯데씨어터에서 다시 막이 올라가는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주인공 ‘도나’ 역을 맡았다.

장장 5개월의 공연. 최정원, 김선경과 함께 트리플 캐스팅이다.“정원이하고는 98년에 ‘그리스’에서 ‘리조’ 역 더블이었는데,9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그때는 둘 다 애기였는데 정원이는 결혼도 하고 애기 엄마도 되고…, 저야 뭐 그냥 있지만요.(웃음)”

엄마역 맡고 진짜 엄마생각에 울컥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 결혼도 출산 경험도 없는 그녀가 20대의 딸 소피를 시집 보내는 엄마 ‘도나’ 역을 잘 해낼 수 있을까.“무남독녀인데다가 아직도 엄마한테 용돈 받아 쓰고 어리광이나 부리는 철딱서니 없는 딸”인데 시집간 딸에 대해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의 감정을 잡아야 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토로한다.“그래서 전 거꾸로 생각하기로 했어요. 어느 날 집에서 도나랑 소피가 다투고 갈등하는 장면을 혼자 연습하고 있었거든요. 내가 이랬겠구나 많이 반성했어요. 우리 엄마가 얼마나 아팠을까 생각하니까 갑자기 울컥하더라고요. 엄마가 나와서 밥 먹으라는데 제대로 쳐다 보지도 못하고 목이 메서 밥도 못 먹었어요.” 이 순간 내내 씩씩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떨리고 눈에 눈물이 맺혔다.

90년대 활동하던 댄스가수 가운데 ‘미모도 노래도 춤도 되는’ 몇 안되는 실력파 가수였던 그녀가 홀연히 TV에서 사라진 건 가요계에 싫증을 느꼈기 때문은 아니었다.7∼8년간 미친 듯이 달렸기에 그저 좀 쉬고 싶었다. 때마침 뮤지컬에서 러브콜이 왔는데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고 지금에 이르렀다. 사실 그녀의 데뷔는 뮤지컬 무대를 통해서 이뤄졌다.90년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막달라 마리아라는 큰 역이 들어왔을 때 첫 앨범 작업을 뒤로 미루었다.“제의를 받았을 때 숨이 멎는 줄 알았다.”며 “평생 잊을 수 없는 작품”이라고 꿈꾸는 표정을 짓는다.

내년이나 후년쯤 가요계로 컴백예정

‘맘마미아’의 재공연에 새롭게 투입된 그녀는 할 게 많다. 이미 탄탄하게 짜여진 조직에 들어가 똑같이 눈높이를 맞추려니 이만저만 고되지 않다. 게다가 총 23곡에 달하는 뮤지컬 넘버 가운데 그녀가 소화해야 할 곡만 15곡에 이른다.“힘들어서 쓰러질 거 같은데도 정말 즐거워요.‘맘마미아’에 나오는 아바의 노래는 마치 조용필씨의 노래처럼 우리나라 정서에 딱 맞아요. 듣고 있으면 신나고 힘이 나죠.” 그래서 “국민적(?) 뮤지컬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저 가수로 은퇴한 거 아니에요.”꼭꼭 눌러 말하던 그녀는 앞으로 해보고 싶은 역할을 묻자 ‘시카고’의 ‘록시’,‘노트르담 드 파리’의 ‘에스메랄다’하고 줄줄 쏟아낸다. 그나저나 이러면 다시 가요 무대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소속사도 옮기고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며 내년이나 후년 쯤엔 새 앨범이 나올 거라며 빙그레 웃었다.

‘맘마미아’ 공연 14일∼내년 5월까지 샤롯데씨어터 4만∼12만원.(02)577-1987.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7-12-08 1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