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돋우는 리듬·속도 ‘매력만점’…영화 ‘헤어스프레이’

흥돋우는 리듬·속도 ‘매력만점’…영화 ‘헤어스프레이’

정서린 기자
입력 2007-12-01 00:00
수정 2007-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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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흐드러지게 놀면서도 “침묵과 방관은 큰 죄악”이라고 정색하는 영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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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헤어스프레이’(Hairspray)는 아무리 밟고 짓눌러도 터지지 않는 주인공 트레이시를 내세운다.‘뚱녀’에 ‘숏다리’기까지 한 소녀는 방과 후 매일 남는 학생. 그가 유일하게 열광하는 건 춤과 코니 콜린스 쇼. 이 TV댄스쇼에서 댄싱퀸인 ‘미스 헤어스프레이’가 되려는 소녀는 이를 막는 방해세력에 인종차별까지 밀어내고 완소남까지 제것으로 만든다.

‘헤어스프레이’의 8할은 재고 따질 것 없는 리듬과 속도다. 당장이라도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를 돌리고 싶은 음악과 춤은 여타 뮤지컬 영화 중에서도 도드라지는 매력. 따라하기 쉽고 친근한 몸짓의 복고 댄스와 19곡의 중독성 강한 멜로디 라인들이 이야기를 재촉한다.1960년대 미국 볼티모어의 흥성거림은 헤어스프레이로 잔뜩 부풀린 머리와 알록달록한 의상이 대변한다.

소녀들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준다는 것도 ‘헤어스프레이’가 영화-뮤지컬-영화로 계속 돌고도는 이유다. 멋지고 잘생긴 남자 링크가 많이 모자란 여주인공 트레이시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해묵지만 오래도록 지지 않는 플롯.

스타의 후광도 여전하다. 여장남자 존 트라볼타는 스크린에 한번 나타나주는 것만으로도 큭큭 웃게 한다. 트레이시의 엄마 에드나 역은 전작부터 여장남자여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기 때문. 여기에 미셸 파이퍼의 불로장생(?)까지 더해졌다. 트레이시를 집요하게, 유치하게 괴롭히는 벨마 역의 그는 잠자리로 성공을 쟁취하던 20대 시절의 미스 볼티모어를 무리없이 보여주며 미끈함을 과시한다. 춤과 노래만으로 후딱 지나간 듯한 영화가 인종차별 해소라는 안전핀을 마련해둔 영리함이 밉지만은 않다. 무거운 메시지를 별 고민 없이 설겁게 버무렸지만 영화의 방점은 정치·사회적 메시지에 찍혀 있지 않다.

‘헤어스프레이’는 2002년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매년 브로드웨이에서 흥행 상위권에 드는 작품이다. 영화와 뮤지컬 사이의 다른 화법과 설정을 참고하려면 현재 국내에서 공연 중인 라이선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와 비교해봐도 좋다.6일 개봉.12세 관람가.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7-12-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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