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버=음악’ 고정관념 깨라

‘웨버=음악’ 고정관념 깨라

박상숙 기자
입력 2007-11-24 00:00
수정 2007-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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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드루 로이드웨버 신작 ‘뷰티풀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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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의 유령’‘캣츠’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들어낸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국내 굴지 뮤지컬 제작사 설앤컴퍼니가 손댄 라이선스 공연. 존재감 있는 공연 명소로 자리잡은 LG아트센터의 무대.

뮤지컬 ‘뷰티풀게임’의 배경은 이처럼 짱짱하다. 게다가 드라마와 영화에만 얼굴을 비치던 박건형이 오랜만에 친정으로 복귀, 화젯거리를 보탰다.16일 막이 열리자 반응은 엇갈린다. 너무 어둡다. 그러나 참신하다.

작품을 고르는 당신의 가치 기준은 무엇인가.

배경은 영국과 아일랜드의 유혈분쟁이 빈번하던 시기. 아일랜드의 촉망받는 축구선수인 존 켈리(박건형)가 명분 없는 이념투쟁으로 뜻하지 않게 희생된다는 비극적 이야기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에 작품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어둡다.

축구 공 하나가 무대로 굴러 나온다. 이내 축구복으로 갈아 입은 배우들의 역동적인 군무가 묘한 흥분을 야기한다. 객석을 향한 박건형의 날카로운 슈팅처럼 시작은 시원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무겁게 가라 앉는다. 사각 팬티를 입은 남자 배우들이 돌아다니는 라커룸에서, 긴장한 존이 우왕좌왕하는 첫날밤 장면에서 잠깐씩 환기되기도 하나 두 차례의 왁자지껄한 축구 경기를 끝으로 무대에 깔린 그림자는 사라지지 않았다.

웨버에게 거는 가장 큰 기대는 뭐니뭐니해도 음악. 그러나 힘찬 주제곡 ‘뷰티풀게임’ 말고는 귀에 선뜻 다가오는 노래가 없는 것도 흠이다.

무대가 그라운드가 되고 골대가 올라온다. 배우들은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눈에 보이지 않는 볼을 차고 상대방을 뛰어 넘는다. 지금껏 이런 광경 보기 흔치 않았다. 축구 선수의 동작을 형상화한 역동적인 안무는 가장 큰 매력이다.

스포츠를 소재로 삼은 것도 그렇지만 사랑 타령보다 이념과 우정의 충돌에 초점을 맞춘 것은 참신하다. 하지만 드라마를 끌고 가는 힘은 뒤로 갈수록 부치고 결말은 서둘러 지었다는 인상을 지을 수 없다.

이 작품이 어필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비극’이란 점. 존의 죽음으로 끝나는 결말은 ‘언제까지 뮤지컬은 대책 없는 해피엔딩을 고수해야 하나.’라며 고개를 흔들던 관객들의 구미를 당길 만하다. 내년 1월13일까지.LG아트센터(02)501-7888.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2007-11-2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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