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은 내 음악의 깊이를 알려고 애쓰지만 마음에 차지 않는다. 평양 연주자들은 매우 잘하지만 건조하게 느껴진다.”
생전에 후배 음악인들에게 이 같은 아쉬움을 토로했던 고 윤이상의 한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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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이상평화재단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16일부터 11월10일까지 ‘20007 윤이상 페스티벌’을 연다. 생전에 “내가 태어난 남한에서 누군가 내 음악을 연주한다면 위의 두 가지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윤이상의 바람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두달간 그의 탄생일인 9월17일부터 서거일인 11월3일까지 열리는 윤이상 페스티벌은 한국에서 10개의 행사가 진행되고 베를린과 평양에서도 특별음악회가 열린다.
또 올해 처음으로 ‘국제 윤이상 음악상’이 주어지는데 2년마다 재능있는 젊은 작곡가들에게 2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올해는 한국인 최명훈을 포함해 말레이시아, 베네수엘라, 스페인, 중국의 작곡가 5명이 최종 결선에 진출했다.
유럽에서는 현대를 움직인 5명의 작곡가로 꼽히는 윤이상의 음악축제는 16일 4시 서울 예술의전당 개막공연으로 시작된다. 윤이상의 구명운동에 앞장선 프란시스 트라비스와 정치용의 지휘로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실내 앙상블을 위한 낙양(洛陽)’ 등이 연주된다. 윤이상이 음악교사로 일했던 부산에서는 20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칸타타 ‘나의 땅, 나의 민족이여!’가 한국에서 첫선을 보인다.1987년 평양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군사정권 때 투옥돼 고생한 시인 9명의 작품에 곡을 붙였다.9명의 시인 가운데 생존해 있는 고은, 백기완, 양성우는 음악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이상평화재단측은 “매년 가을 윤이상 페스티벌을 연례 공연화할 생각이며, 남북 협력으로 윤이상 전곡을 녹음하는 사업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7-09-1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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