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경계가 허물어진다

공연, 경계가 허물어진다

입력 2007-06-23 00:00
수정 2007-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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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의 크로스오버 바람이 거세다. 연극, 뮤지컬, 무용, 콘서트 등 각각의 장르로 똑 떨어지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공연의 탈장르화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다. 이들은 기존의 형식을 깨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실험으로 새로운 형식의 진화를 부추긴다. 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란함만 남기고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 무대에서는 인접 장르와의 결합뿐 아니라 이종 장르와의 교접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카이스트 교수들이 제작에 나선 디지털 플레이 ‘신타지아’, 뮤지컬을 오페라와 섞은 ‘코로네이션 볼’을 비롯, 콘서트형 뮤지컬과 연극을 도입한 음악회, 회화와 영상, 무술과 무용까지 곁들인 멀티쇼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관객의 구미를 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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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타지아
신타지아


●무대도, 관객도, 배우도 디지털로

서울 종로의 행인과 극 중의 소녀가 말을 주고받는다. 관객은 객석 위치에 따라 다른 소리를 듣고 다른 감정을 느낀다. 배우가 로봇이 천사 모양의 미완성 영상을 뿌리면 관객들이 휴대전화로 접속해 영상 조각을 맞춘다. 디지털 플레이 ‘신타지아’(6월23일∼7월15일, 고양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의 공연 내용이다. 융합과 환상이라는 뜻의 ‘신타지아’는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들과 고양문화재단의 공동 제작으로 만들어졌다. 소설가인 김탁환 교수의 ‘로봇 플라워’가 원작이다. 공연의 총괄을 맡은 원광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장은 “기계가 인간을 얼마나 대신할 수 있는가, 기계가 공연에 얼마나 더 들어올 수 있는가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해 보는 것”이 공연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관객과 무대, 배우를 얼마나 더 디지털화할 수 있는가가 관심의 초점이라는 것이다.

●음악, 회화, 영상 등 퍼포먼스의 뒤섞임

음악에 회화와 영상, 퍼포먼스와 드라마까지 섞는 ‘하이브리드’ 공연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28일부터 공연하는 ‘마담 드 모카’(7월1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는 가브리엘 포레의 연가곡 ‘이브의 노래’를 드라마와 노래로 소개한다. 노래하는 모카 부인과 연극하는 모카 부인의 에피소드가 클래식과 어우러진다. 영상과 미술, 무용 등 다양한 무대 언어가 쓰인다. 젊은 국악인들의 연주그룹 정가악회는 황해도 삼현육각과 창작국악 연주를 선보이면서 사뮈엘 베케트의 연극 ‘말과 음악’을 함께 올린다.‘말과 음악(7월5∼7일까지,LIG아트홀)’의 연출 김지후씨는 “낙후 대상으로 간주되는 전통음악에 거리감을 느끼는 관객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가장 접근하기 쉬운 연극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오페라 가수들이 부르는 뮤지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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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네이션볼
코로네이션볼
지난 15∼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코로네이션 볼(대관식 축하 연회라는 뜻)’도 새로운 시도였다.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와 ‘스타마니아’를 오페라 가수들이 부른 것.24곡의 뮤지컬 곡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협연으로 오케스트라 편곡을 거쳤다. 이번 공연은 맛보기 성격도 있다.‘노트르담 드 파리’는 10월23일부터 2주간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트라이아웃을 가진 뒤 내년 1월에 서울에서 공연할 예정이다.2009년에는 ‘스타마니아’ 오리지널 팀이 국내에 처음으로 상륙한다.

●탈장르화는 필연적인 추세

관객들 자체가 멀티화·디지털화 되고 있는 요즘, 장르의 경계 허물기는 필연적인 형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극평론가 김윤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장르의 순수성을 고집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연극과 다른 장르간의 상호 이해를 위해서도 소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파격적 시도는 좋지만 예술적 완성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견해도 있다. 순천향대 원종원 교수는 “예술의 진보를 위해서는 뒤섞여야 하는 이유가 분명해야 하고 진정한 미적 가치의 발굴이 이뤄져야 한다.”고 꼬집었다.

탈장르화가 미래 예술의 한 방향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청강문화산업대 이유리 교수는 공연 현장의 본질을 지키면서 여러 메커니즘을 활용하면 새로운 형태의 공연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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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이영남 서울시의원, 제기동역 1번 출입구 에스컬레이터 개통식 참석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07-06-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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