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증상없어도 뇌와 심장에 치명적
고지혈증의 원인 물질인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세포의 기능 유지와 에너지대사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체내에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고지혈증이 유발된다. 혈중 콜레스테롤이 병적으로 높으면 ‘고콜레스테롤혈증’, 중성지방이 비정상적으로 많으면 ‘고중성지방혈증’이라고 한다.
고지혈증은 자각증상이 없어 환자의 상당수가 자신이 이 질환을 가졌다는 사실을 모른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성인의 30%가 넘는 5650만명가량이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나 자신이 이 질환을 가졌는지를 아는 사람은 전체의 3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고지혈증으로 인한 뇌·심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증가해 최근 통계에 따르면 매일 평균 뇌혈관질환으로 97명, 심장질환으로 45명, 당뇨병으로 31명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쁜 콜레스테롤·과도한 음주가 주원인
고지혈증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다. 인구 500명 중 1명은 유전으로 인한 가족성 고지혈증을 앓고 있으며, 음식 속의 포화지방산이나 콜레스테롤도 인체에 해로운 L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 과체중도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요인이다. 세계보건기구의 지침에 따른 한국인의 비만 진단기준은 체질량지수는 25 이상, 허리둘레는 남성 90㎝, 여성 80㎝ 이상이다.
나이와 성도 고지혈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폐경기 이전의 여성은 총 콜레스테롤 수치가 같은 연령대의 남성보다 낮지만 50세를 넘기면서 여성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등해 남성을 추월한다. 문제는 이 때 동맥경화의 주범인 LDL콜레스테롤이 증가하고,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은 준다는 사실이다. 이 밖에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산소운동·식이요법 병행해야… 약물요법도 가능
치료의 핵심은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것이다.1차적인 치료법은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저열량 식이요법, 그리고 적극적인 체중 조절 등이다. 이런 치료법은 고지혈증 예방과 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하지만 이것만으로 콜레스테롤을 완전히 조절할 수는 없다. 실제로 식이요법으로 줄일 수 있는 콜레스테롤 수치는 최고 20%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의 콜레스테롤이 체내에서 합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사용하는 치료법이 일반화되고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일반적인 환자의 경우 6주 정도의 식사 및 운동요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면 약물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단, 약물로 혈중지질 수치를 낮춘 경우라도 약물 투여를 중단하면 다시 지질 수치가 높아지므로 전문의의 투약 지도가 필요하다. 주로 사용되는 약제는 리피토, 크레스토, 바이토린 등 스타틴 계열의 콜레스테롤 강하제와 담즙산 결합수지, 니코틴 제산제, 피브린산 유도체 등 중성지방 강하제 등이다.
지금까지 사용된 치료제는 10∼40㎎ 위주의 저용량 제제였으나 최근 80㎎ 제제가 등장하면서 용량 논란이 불거졌다. 이와 관련, 최근 한 다국적 제약사가 1만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용량의 스타틴 제제를 5년간 투여하는 TNT실험을 실시한 결과 80㎎ 제제가 10㎎ 제제 투약군에 비해 심혈관질환을 22%나 감소시켰다는 임상 결과를 발표했다. 일부에서는 고용량 제제가 저용량에 비해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워터스 박사는 “임상시험 결과 고용량 제제가 저용량 제제에 비해 부작용이 크다는 근거는 없었다.”며 “이 같은 결과는 80㎎ 제제가 80㎎ 아스피린보다 더 안전하다는 근거가 된다.“고 밝혔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그래픽 김송원기자 nuvo@seoul.co.kr
2007-06-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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