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양동근 연출 데뷔작 연극 ‘관객모독’

탤런트 양동근 연출 데뷔작 연극 ‘관객모독’

윤창수 기자
입력 2007-05-19 00:00
수정 2007-05-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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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에게 욕을 하고 물을 뿌리는 것은 그대로였다. 심지어 살충제를 뿌리는 기구로 관객에게 물을 뿌려댔다. 달라진 것은 탤런트 양동근(28)의 가세로 더욱 화려해진 랩과 음악이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사건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술집 종업원 보복폭행사건도 랩의 소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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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관객모독’의 한 장면
연극 ‘관객모독’의 한 장면
양동근이 연극 ‘관객모독’을 통해 연출가로 데뷔했다. 본인은 음악적 부문만 담당한 음악 어시스턴트라고 극구 강조하긴 했지만.

버지니아공대 총기사건등 소재로

오스트리아의 페터 한트케가 1966년 발표한 희곡을 원작으로 한 ‘관객모독’은 서울 대학로에서만 30년째 장기 공연 중인 명품이다.

당시 25살의 한트케가 “기존 문학은 모두 죽어있는 언어”라고 외치며 전통적 연극 관람태도를 거부한 이 작품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30년간 꾸준히 진화한 ‘관객모독’의 2005년 당시 공연에서 양동근은 배우로 활약했었다.

당시 평균 객석점유율 97%, 공연예매순위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이 희곡을 처음 발굴해 공연했던 극단76의 기국서씨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해석하는 데 탁월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양동근에게 연출을 맡긴 이유를 설명했다.

예술가로서 비전이나 포부가 있느냐는 연출가 기국서씨의 질문에 양동근은 “굳이 그런 게 있어야 돼요?”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지난 15일 있은 시연회에서도 그는 청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나타나, 잠깐 무대에 뛰어드는 식의 자연스러운 연출 스타일을 선보였다.

양동근은 조승희씨 사건을 삽입한 의도에 대해 “힘들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고, 용서하고 싶은 사람도 있다. 여지를 열어두고 여러 사람의 관점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래퍼 RPkyu가 조승희씨가 남긴 말을 랩으로 하고 그가 극중에서 자살하면, 다른 배우들이 그에게 미안하다는 노래를 부른다.

“랩 뮤지컬 만들어보고 싶었다”

이 외에도 극중극, 만담과 같은 횡설수설, 말장난, 말의 반복 등이 이어지며 연극은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얘기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랩 뮤지컬을 만들어보고 싶었다.”는 양동근은 “나중에 혼자서 모노드라마 ‘관객모독’에 출연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웃었다.

5명의 배우가 쉴새없이 떠들고, 노래하며, 춤추는 이 연극은 오는 6월8일부터 서울 홍익대 인근의 벨벳 바나나 클럽에서도 공연된다. 출연배우만 대학로 공연과 다를 뿐이다. ‘관객모독’이 30년 동안 공연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그때그때 사회적 이슈를 수용하며 살아있는 공연으로 관객들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되는 작품 가운데 풍자와 문제의식에 관한 한 가장 팔딱팔딱 뛰고 있는 이 연극이 던지는 ‘모독’을 기꺼이 받아들일지는 물론 관객에게 달렸다. 오는 7월29일까지 대학로 스튜디오76.2만∼3만원.(02)764-3076.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2007-05-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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