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시장 빅뱅온다] 기업 77% “국제거래만 맡길것”

[법률시장 빅뱅온다] 기업 77% “국제거래만 맡길것”

박지윤 기자
입력 2007-04-11 00:00
수정 200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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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법률 서비스를 국내 토종 로펌이 아닌 외국 로펌에 맡기겠다는 응답이 나온 까닭은 외국 로펌의 뛰어난 경쟁력 때문이다. 서울신문이 27개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를 10일 분석한 결과 기업 법무팀의 71.5%가 국내 로펌이 외국 로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국내 로펌의 경쟁력이 외국 로펌 수준이라는 응답은 21.4%, 국내 로펌의 경쟁력이 외국 로펌보다 월등하다는 대답은 7.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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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네트워크가 최대 경쟁력

외국 로펌의 경쟁력으로는 국제거래·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이 42.5%로 가장 많았다. 국제적 네트워크를 이용한 정보력 및 변호사 개개인의 전문지식·능력이 각각 20%였다.A기업 법무팀의 한 변호사는 인터뷰에서 “국제소송이나 중재,M&A 분야에서 외국 로펌의 전문성이 뛰어나다.”면서 “외국 로펌의 경쟁력은 세계 각국과 형성된 네트워크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시장 개방은 국제적 법률 서비스 네트워크에 편입된다는 의미”라면서 국내 로펌도 이런 추세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국내 로펌의 국제화를 촉구했다.

그렇다고 기업들이 국내 로펌에 불만을 많이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53.5%는 국내 로펌 만족도에 ‘보통’이라고 응답했고 대체로 만족은 28.5%였다. 다소 불만족은 18%에 그쳤다.

외국 로펌에 법률 서비스 업무를 맡길 경우에 기업 법무팀의 77%는 국제거래에만 한정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14.8%는 기업법률자문 등 전반적인 분야까지 맡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법률시장이 개방돼도 외국 로펌이 기업의 법률 서비스 분야 잠식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들은 법률 시장 개방에 강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기업의 79.3%는 시장개방이 국내 법조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고 부정적인 영향을 예상한 기업은 7%에 불과했다.

법률시장 완전잠식 담합 우려도

B기업 법무팀 관계자는 “외국 로펌이 들어오면 기업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국내 로펌과 외국 로펌이 서로 경쟁을 벌이면서 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시장 개방은 무조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C기업 법무팀 변호사는 “동남아에서 영국 기업들이 자국 로펌과 함께 시장에 진입하면서 법률 시장이 완전히 잠식된 사례가 있다.”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양상이 전개될 경우 가격 담합 등이 생겨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외국 로펌을 사용할 때 예상되는 효과로는 국제적 기업활동 용이 44.4%, 전반적 법률 서비스 질 상승 36.1% 등의 순이었다. 시장 개방에 대한 국내 법조계의 준비 정도에 대해서는 절반이 넘는 50%가 무방비 상태라고 지적했고, 보통이 46.4%, 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3.6%로 국내 로펌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설문 대상 기업 설문조사 대상 기업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4월 정한 자산총액 기준 상위 30대 기업집단을 기준으로 삼았다. 현대자동차 SK LG 롯데 포스코 KT GS 한진 현대중공업 한화 두산 금호아시아나 하이닉스 동부 현대 신세계 CJ LS 대림 GM대우 하이트맥주 대우조선해양(자산총액 순서) 등 27곳이 설문에 응했다. 한국전력공사·한국도로공사·대한주택공사·한국철도공사·한국가스공사 등의 공기업도 포함돼 설문에 응했다. 삼성·한국토지공사·동국제강은 설문에 응하지 않았다.
2007-04-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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