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병정’ 박강성 22~23일 송년 디너쇼

‘장난감 병정’ 박강성 22~23일 송년 디너쇼

손원천 기자
입력 2006-12-21 00:00
수정 2006-12-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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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23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강당. 복도에까지 의자를 놓아야 할만큼 관객들이 빼곡하게 들어찬 가운데,300여개에 달하는 빨간 막대풍선이 일사불란하게 율동을 벌인다. 마치 아이들 스타의 공연장을 방불케 한다. 박수와 환호과 교차하고, 열기는 장내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한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막대풍선을 흔드는 사람들이 30∼40대 ‘아줌마 부대’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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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성
박강성


이날 공연의 주인공은 가수 박강성이었다. 자신의 대표곡인 ‘장난감 병정’처럼 단단해 보이는 외모와는 달리, 어딘가 짙은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가수다. 공연마다 특유의 무대 장악력과 뛰어난 가창력으로 ‘미사리의 서태지’라고 불리는 그가 올 연말에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송년 디너쇼를 연다. 특급호텔에서 열리는 송년 디너쇼가 나훈아, 패티 김 등 기라성 같은 대형가수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전례로 볼 때, 가벼이 넘길 일은 아니다.

널리 알려진 히트곡도 많지 않고,TV 등에서도 자주 볼 수 없었던 그가 요즘 만들어가고 있는 현상들을 보면 적잖이 놀랍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공연때마다 거의 예외없이 입장권 매진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 지난 2003년 3월 서울 대학로 콘서트에서 시작된 입장권 매진사태는 올해 개런티 6억원을 받고 시작한 ‘세가지 소원’ 공연에서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비싼 좌석부터 매진되는 것도 이채롭다. 가까운 곳에서 그를 느끼려는 관객들이 많다는 뜻이다. 이번 송년 디너쇼의 경우도 40대 여성 예매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주최측은 전했다. 통상 송년 디너쇼의 경우 20∼30대가 표를 사서 부모님께 선물하는 것이 일반적. 콘서트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40대 여성이 직접 표를 산다는 것은 이들이 열성적인 팬이라는 얘기다.

박강성은 1982년 MBC ‘신인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요계에 얼굴을 내밀었다.89년 히트곡 ‘장난감 병정’으로 이름을 조금 알리는가 싶더니, 3∼4집의 연이은 실패로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만다.“가수가 된 게 슬펐어요. 꿈도 잃었고요. 먹고 살기 위해 술집에서 노래를 불러야 하는 현실이 죽기보다 싫었죠.”

그가 다시 일어선 것은 95년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얼마나 찾았는지 아세요’라고 쓴 한 팬의 메모를 보면서부터.“나를 사랑하고, 나로 인해 위로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단지 그들이 고통스런 현실에 가려져 있었을 뿐이었던 거죠.”

그는 요즘 행복하다. 인기도 인기지만,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찾았기 때문이다.“내년쯤에 50년대 음악들을 재즈와 트로트, 팝 등으로 재해석한 앨범들을 내놓을 예정이에요. 여태 한번도 기획되지 않은 시도죠. 새로운 앨범도 준비하고 있어요.10곡 정도 새노래를 담을 겁니다. 타이틀 곡 한두개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앨범 전체를 완성도 높게 만들어야죠. 음반시장이 열악한 상황에서 음반제작에 투자하는 것이 모험이기는 하지만, 가수라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대중은 민감하다. 준비되지 못한 채 무대에 오르는 가수와, 치열한 음악적 성찰을 통해 소양을 갖추고 무대에 오르는 가수를 분명하게 구분해 낸다.“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요. 좋은 노래를 담아내는 방법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요. 노래를 부를 때 제 목숨까지 걸 겁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2006-12-2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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