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項莊舞劍 항장무검

[김종면 기자의 시사 고사성어] 項莊舞劍 항장무검

입력 2006-11-30 00:00
수정 2006-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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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장이 칼춤을 추다

기원전 206년 한나라의 유방이 진나라 수도 함양을 공략해 진왕 자영의 투항을 받아내자 40만 대군을 이끌고 뒤늦게 도착한 항우는 몹시 분개한다. 당시 유방의 군대는 10만명도 채 안돼 스스로 힘이 모자람을 자인하고 있었던 터. 이때 유방의 모사 장량의 절친한 친구이자 항우의 숙부인 항백은 항우가 지금 유방을 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장량에게 일러준다. 유방은 장량의 계책을 받아들여 장량과 함께 직접 홍문, 즉 지금의 섬서성 임동현 동쪽까지 가 항우를 만나 공손히 화해의 뜻을 전하고 충성을 표한다. 항우는 이를 진정으로 믿고 연회를 베풀어 유방을 환대한다.

연회에서 항우의 모사 범증은 몇번이나 항우에게 유방을 죽일 것을 암시하지만 항우는 이를 허락치 않는다. 이에 범증은 항우의 사촌동생 항장을 시켜 칼춤을 추다가 기회를 봐 유방을 죽이도록 한다. 그러자 항백도 칼을 빼들고 춤을 추는 척하며 유방을 엄호한다. 유방은 맹장 번쾌가 보검과 방패를 들고 나타난 뒤에야 겨우 몸을 빼어 달아날 수 있었다.‘사기-항우본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항장무검(項莊舞劍)은 이 고사에서 알 수 있듯, 일을 하는 데 진짜 목적은 다른 데 있음을 비유하는 말이다. 로스쿨법 처리를 막기 위해 몸부림치는 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 언필칭 국민을 들먹이는 이들의 직역(職域)이기주의 행태가 마치 거짓 흥을 돋우는 항장의 칼춤 같다. 그러니 철밥통도 아니고 금밥통을 지키는 ‘변호사회 여의도지부 의원들’이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 아닌가.

하루빨리 선량(選良)으로 돌아오라.

jmkim@seoul.co.kr

2006-11-3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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