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서울신문 먼저 보기
단양으로 들어가는 고개 위 국도변 휴게실에서 내려 보니 단양 읍내를 휘돌아 서쪽으로 흘러가는 남한강 줄기가 가을 가뭄으로 수량이 줄어 가늘게 보인다. 강줄기를 따라 이어진 계곡엔 낮은 구름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원색을 잃은 단풍이 겨울 초입으로 들어선 계절을 말해주고 있다.
정길녀 할머니가 깊은 밤 화롯가에 앉아 귀가 어두운 김경호 할아버지에게 종이나팔로 동네소식을 조목조목 전하고 있다.
다정한 노부부
정길녀 할머니가 깊은 밤 화롯가에 앉아 귀가 어두운 김경호 할아버지에게 종이나팔로 동네소식을 조목조목 전하고 있다.
정길녀 할머니가 깊은 밤 화롯가에 앉아 귀가 어두운 김경호 할아버지에게 종이나팔로 동네소식을 조목조목 전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수령은 알 수 없으나 근처에서는 제일 크고 오래된 엄나무와 주홍색 작은 재실이 있는 성황당이 마을을 무탈하게 지켜준다고 믿는다.
어릴 적 서당에 다녀 동네 선비라 존경받는 김경호(88)할아버지에게 특이한 동네 이름 내력을 물어보니 동네가 산중에 깊이 있어 화(禍)를 피하는 곳이라는 의미에서 피화기(避禍基)마을이라고 불리고 실제로 6·25전쟁 때 이곳에서 화전을 일구며 살던 사람들은 조금 떨어진 가곡면소재지 옆 대대리에 많은 군대가 주둔했어도 군인 한 번 못보고 전쟁 소식도 모르고 살았단다. 지금도 근동 사람들에게 피화기 마을길을 물으면 정확하게 알려 줄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고 한다.
눈이 오기 전에 겨울나기를 위해 장작을 집 한 쪽에 가득 쌓아야 한다. 오석구 씨는 이웃 어르신들 몫까지 장작을 마련해야 한다.
내년 봄 밭에 뿌릴 씨옥수수가 김경호 할아버지 댁 사랑채에 가득 걸려 있다.
피화기 마을에서 제일 높은 용산봉 밑에 자리 잡은 진수 스님 거처에서 피화기 마을이 좋아 가끔 방문하는 산사나이들이 소주 한 잔 하며 찬바람에 언 몸을 녹이고 있다.
내려오며 바라보니 산등성이 넘어 숨어 있는 피화기 마을이 영화 ‘동막골’에서 봤던 마을과 똑같다.
해발 750m 높이에 있는 피화기 마을 배추는 단단하고 품질이 좋다. 시세보다 높은 가격에 외지로 팔려간다.
하늘엔 석양 끝자락이 남아 있어 파란 빛을 띠고 있으나 깊은 산골마을 저녁은 일찍 찾아온다.
2006-11-20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