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454)-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0)

儒林(454)-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0)

입력 2005-10-17 00:00
수정 2005-10-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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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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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 454
유림 454


부처의 설법은 다음과 같이 이어진다.

“저 종이는 향을 가까이해서 향기가 나고 저 새끼는 생선을 꿰어 비린내가 나는 것과 같다. 사람은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을 모를 뿐이니라.”

그리고나서 부처는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모든 것은 마음을 다스리고

마음에서 나와 마음으로 이루어진다.

나쁜 마음을 가지고 말하거나/행하면 괴로움이 따르리니

마치 소와 말 거름에 수레바퀴가 따르는 것처럼

어리석은 사람이 사람을 물들이는 것은

마치 상한 고기를 가까이 하는 것과 같아서

미혹에 빠지고 허물을 되풀이해서/어느새 더러운 사람이 되게 한다.

말과 행동은 숨길 수가 없나니

수레바퀴 자취는 수레를 따르고/말과 행동은 마음을 따른다.…”

이렇듯 ‘법구경’에 나오는 부처의 그 유명한 설법,‘향을 쌌던 종이에서는 향기가 나고, 생선을 꿰었던 새끼에서는 비린내가 나는 법’이니 그렇게 물들지 말라는 부처의 무염에 관한 가르침은 묵자의 비염(悲染)의 가르침과 신기하게도 일치하고 있음인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무염’이나 ’비염‘에 대한 경계는 양자에 있어서는 일말의 가치도 없는 하나의 궤변에 지나지 않음인 것이다.

즉 푸른 물감에 들어간 실이 파란색이 된다고 해서 실 자체는 변화하지 않고, 실의 본질은 여전히 실일 뿐인 것이다. 또한 향을 싸았던 종이에서 향기가 난다고 해서 그 종이 자체는 바꾸어지지 않고 여전히 종이이며, 생선을 꿴 새끼에서 비린내가 난다고 해도 그것은 다만 냄새일 뿐이니 새끼의 본질은 변화시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양자의 사상은 검은 옷을 입었든 흰옷을 입었든 그것은 다만 형상의 변화일 뿐이지 사람의 변화는 아니라는 ‘양포지구(楊布之狗)’의 고사성어를 통해 명백히 드러내고 있음인 것이다.

그러나 맹자에게 있어서 이 묵자와 양자의 사상은 똑같이 쳐 부셔야할 공적(公敵)이었다. 제1의 적 묵자와 제2의 적 양자를 어느 쪽이 더 주적인가를 따질 필요가 없는 똑같은 ‘공공(公共)의 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맹자의 태도는 양자와의 사상과 묵자의 사상을 통칭하여 ‘양묵지도(楊墨之道)’라고 부르고 있는 표현을 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맹자는 제자 공도자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하고 있는 것이다.

“양주와 묵적의 도가 없어지지 않으면 공자의 도는 드러나지 않는다.(楊墨之道不息 孔子之道不著)…양주와 묵적을 막으며 방자한 말을 몰아내고 사설을 내세우는 자가 나오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距楊墨 放淫辭 邪說者 不得作)…”

그리하여 드디어 맹자는 양자와 묵자를 향해 선전포고를 선언한다. 선전포고의 시작은 다음과 같다.

“양자는 자기만을 위하니 이는 임금을 무시하는 것이고, 묵자는 사람을 똑같이 하니 이는 아버지를 무시하는 것이다. 아버지를 무시하고 임금을 무시하는 것은 바로 금수(禽獸)들이 하는 짓이다.”
2005-10-17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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