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441)-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17)

儒林(441)-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17)

입력 2005-09-28 00:00
수정 2005-09-2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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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百花齊放

제2장 性善說(17)


금골희는 묵자의 제자이면서도 가장 두드러진 인물로, 묵자에는 그에 관한 기록이 가장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묵자를 따른 지 3년 만에 손발에 못이 박이고 얼굴이 새까맣게 되었다니, 묵자를 비롯하여 묵가의 사람들은 모두 직접 노동을 하던 사람들임에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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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묵가의 제자들은 이처럼 노동을 한 것만은 아니었다. 묵자가 초왕에게 금골희를 비롯한 300명의 결사대원들이 직접 송나라의 성 위에서 용병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공언한 것처럼 묵자의 제자들은 묵자를 정점으로 일사불란하게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묵자가 하늘로부터 깨달은 ‘평화’의 진리는 예수가 부르짖었던 ‘평화’의 진리와 일맥상통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다르다.

예수는 ‘내가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르다.’고 유언하고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음으로써 철저한 비폭력적 평화를 스스로 실천하였다. 그러나 묵자가 주장한 평화는 예수의 비폭력적 평화와는 달리 현실 참여적 평화였으므로 일종의 신앙으로 뭉쳐진 십자군이었다.

회남자에는 이러한 묵자의 종교집단을 설명하는 중요한 구절이 기록되어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묵자를 위하여 복역하는 사람이 180명이 있는데, 모두 불에 뛰어들고 칼날이라도 밟게 할 수 있었고, 죽는다고 해도 발길을 돌리지 아니하였는데, 이는 모두 교화(敎化)에 의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이 내용은 묵자를 따르는 사람은 모두 ‘묵자의 명령이나 자신의 신조를 위해서는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물불도 가리지 않는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묵자는 학문을 하다 보면 전쟁에 나가 죽게되는 것도 불가피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다. 물론 그 전쟁은 침략을 위한 전쟁이 아니라 외국의 침입으로부터 자기 나라를 수호하는 방어적 전쟁이었다.

묵자의 이러한 주장은 노나라 사람 중에 묵자를 좇아 그의 아들을 공부시킨 사람이 있었는데, 그 아들이 결사대원으로 전쟁에 나아가 죽자 아버지가 묵자에게 따져 물었을 때 이에 대답한 묵자의 다음과 같은 내용에서 드러난다.

“당신은 당신의 아들을 공부시키려 하였는데, 지금 그의 학업이 이루어지고 전쟁에 나가 죽었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성을 내고 있으니 이는 마치 물건을 팔려는 사람이 물건이 팔려버리자 성을 내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어찌 잘못된 일이 아니겠습니까.”

묵자의 이 대답은 ‘비공(非功)’의 이론에 따라 침략전쟁은 죽어서라도 철저히 막아야 하는 것이며, 그러한 신념에 따라 행동하다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묵자의 종교적 집단에서는 영도자를 거자(鉅子)라고 불렀다.

‘여씨춘추’ 상덕(上德)편은 거자를 중심으로 한 묵자의 종교집단의 행동을 다음과 같이 증언하고 있다.

“묵가의 지도자였던 거자 맹승(孟勝)은 초나라의 양성군(陽城君)과 특히 친하였다. 맹성은 양성군으로부터 자신이 국외로 여행하는 도중에 자기 영토를 지켜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런데 양성군이 국외로 나아가 반란에 참가하게 되자 초나라는 양성군이 다스리던 나라를 점령해 버린다.…”
2005-09-28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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