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28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285)-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입력 2005-02-16 00:00
수정 2005-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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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택시는 호반을 끼고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이리저리 굽돌아 나가고 있었다. 차츰 호수의 수량이 풍부해져서 주위의 절경과 어우러져 눈에서 비늘이 떨어질 만큼 빼어난 풍광을 연출해 내고 있었다.

한 30분쯤 달렸을까. 운전사는 언덕위 빈터에 차를 세웠다.

“장회나루터입니다.”

운전사가 나를 쳐다보며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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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유람선을 타시면 아마도 두향의 무덤을 먼발치에서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나는 당황하였다. 나루터에서는 옥순봉이나 구담봉 같은 배를 이용해야만 볼 수 있는 단양팔경을 관광객들을 상대로 구경시켜 주는 유람선이 운항되고 있는 모양이었다. 운전사의 말대로라면 아마도 그 과정 중에 두향의 무덤을 먼발치에서나마 볼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나는 두향의 무덤을 스쳐 지나가는 유람선 위에서 바라보기 위해서 이곳을 찾아온 것은 아니잖은가.

“한 시간가량 시차를 두고 유람선들이 출발하고 있습니다.”

운전사의 말대로 관광객을 태운 버스들이 서너 대 주차장에 세워져 있었다. 이제 막 도착한 관광버스에서는 한 떼의 사람들이 우르르 내리고 있었다. 그들은 나루터까지 연결된 가파른 계단을 따라 걸어 내려가고 있었다.

나는 짐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 과연 언덕길아래 선착장에는 유람선이 서너 척 정박하여 있었다. 아직 이른 철이긴 하였지만 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유람선 한 척이 이제 막 뱃고동을 올리며 출발하고 있었다. 나는 일단 나루터까지 내려가 보기로 하였다. 현장에 가서 부딪쳐 보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선착장에는 귀를 찢는 유행가 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 나오고 있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막 출발한 유람선을 타고 사라져 버렸고 선착장에는 갓 도착한 사람들만이 옹기종기 모여서 표를 사고 있었다.

나는 선상에 서서 일일이 승객들을 태우고 있는 선원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실례합니다만 두향의 무덤까지 가고 싶은데요.”

“두향의 무덤이오.”

선원이 표를 받다말고 큰소리로 내게 물었다.

“두향의 무덤을 보고 싶으시다면 유람선을 타십시오. 그러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그게 아니라.”

나는 머리를 흔들며 대답하였다.

“나는 따로 배를 빌려 두향의 묘까지 직접 찾아 가고 싶은데요.”

그러자 선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하였다.

“우리는 관광객들을 상대로 유람선을 운항하고 있으므로 개인적으로 배를 빌려 드릴 수는 없습니다.”

선원의 말은 정확하였다. 이곳의 선착장은 오직 관광객들을 상대로 하는 정기유람선이 운항되는 곳이지 사사로이 특별선이 운항되는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잠깐 기다려 보세요.”

내가 난감한 표정으로 좌석에 앉아 담배를 피워 물자 선원은 배에서 내려와 내게 다가와 물었다.

“따로 배를 운항하려면 군청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실례지만 어디서 오셨습니까.”
2005-0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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