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가자] 통영 이맛도 보이소

[바다로 가자] 통영 이맛도 보이소

입력 2004-10-28 00:00
수정 2004-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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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 이선생(649-2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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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화요리 이선생의 깐풍기
중화요리 이선생의 깐풍기 중화요리 이선생의 깐풍기
온갖 수산물이 다 나는 통영에서 웬 중식당이냐고? 70년대부터 장안을 뒤흔들던 유명 헤어디자이너 그레이스리(73)가 운영하는 집이다. 운영자가 유명해서가 아니라 까다로운 입 맛 탓에 맛이 한결같고 좋다. 특히 70대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이씨는 직접 싱싱한 해산물과 진주 등지에서 채소를 해온다. 메뉴가 통영의 가격대로 만만치가 않지만 제대로 된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다. 쟁반자장(1만 4000원·2인분)은 면발이 꼬들꼬들하게 살아있고 부추와 고추를 넣었다. 다소 매웠지만 느끼한 맛이 없었다. 점심 특선요리(7만원·4인분)도 좋다. 게살수프·짜춘결(계란말이)·해물채소볶음·탕수육·자장면·후식이 나온다.

일품요리로는 송이쇠고기철판·철판해삼갈비(각 3만 5000원)도 있다. 비싼 메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장면·우동·자장밥 등 5000원. 사천장·초마면은 7000원. 서울 논현동에 통영에서 공급받은 수산물로 만들어 내는 이선생 분점(02-545-1999)이 있다.

충무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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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보할매김밥의 충무김밥.
뚱보할매김밥의 충무김밥. 뚱보할매김밥의 충무김밥.
통영에 왔다면 꼭 맛을 볼 만한 음식이 ‘충무김밥’이다. 어른 엄지손가락 굵기만한 충무김밥을 한 입에 넣으면 목이 메는 듯하다. 이때 사각거리는 엇박(무김치) 하나를 먹으면 시원하게 내려간다. 오징어 무침을 먹고 입이 매운 듯하면 시래기를 넣은 된장국을 마시면 입이 개운해진다. 통영에서 개발된 충무김밥은 간편히 먹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낚시꾼·등산객·선원들에게 여전히 인기다.

강구안에는 충무김밥집 10여곳이 성업 중이다. 모두 원조,3대,60년, 오리지널 등의 간판을 내걸고 있지만 최초는 뚱보할매김밥(645-2619)이다. 이 집의 창업자인 어두리(1994년 작고)할머니가 충무김밥을 개발했다.

어두리 할머니는 승객뿐만 아니라 어부들에게도 이렇게 만든 충무김밥을 팔았고, 이후 다른 사람들도 강구안에 모여 따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뱃사람들이 충무에서 먹는 김밥이라 하여 충무김밥으로 부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 뒤 1981년 국풍때 어두리 할머니가 충무김밥을 서울에서 선보여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뚱보할매김밥은 어두리 할머니의 막내 며느리가 잇고 있고 그 옆에 맏딸인 이씨가 원조충무김밥뚱보할매딸(645-1945)을 하고 있다. 무김치와 오징어 무침의 맛은 두집이 같다.1인분은 충무김밥 8개에 3000원. 통영 사람들이 맛있다고 꼽는 집인 한일김밥(645-2467)의 오징어 무침은 약간 단 듯했다. 도시락 포장 판매만 한다.1인분 3500원.

데바수스(649-5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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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바수스의 흑맥주
데바수스의 흑맥주 데바수스의 흑맥주
인구 20만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 통영에 제대로 된 독일 하우스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사실이 반갑다. 데바수스는 독일의 맥주대회인 옥토버페스트에서 3연속 우승한 전설적인 브루마스터의 이름이다. 독일에서 맥주 숙성 시설과 귀리·보리와 효모 등을 직접 수입해 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데바수스는 용남면 통영지원·지청옆에 자리잡았다.1층에 독일식으로 맥주를 만드는 공장이 있고, 저녁엔 라이브 공연도 한다. 가장 인기좋은 맥주는 흑맥주인 복과 둥클레스로 500㏄ 한잔에 각 6000원이다. 헬레스와 바이젠은 5000원. 데바수스는 용남면에 자리잡아 한려해상 공원의 절경이 보인다.

한산섬식당(642-8330)

항구도시 통영에서 회를 맛보지 않으면 서운하다. 선원들이 최고로 꼽는 횟집은 정량동 굴수협뒤쪽의 한산섬식당이다. 회는 계절별로 달라지는데 계절 생선을 잘 모르면 그냥 ‘회 한접시’를 주문하면 된다. 대(大) 5만원(4∼5인분), 소 3만원이다.

요즘엔 전어를 조금씩 내놓는데 기름기가 흐르는 고소한 맛이 그만이다. 매운탕(7000원)맛도 일품이다. 매운탕 생선은 계절별로 바뀌는데 생선회를 먹고 남은 뼈로 매운탕을 끓이는 것이 아니라 2종류의 생선을 통째로 넣고 끓여 낸다.

호동식당(645-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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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동식당의 복국. 맑은 국물만큼이나 맛도 …
호동식당의 복국. 맑은 국물만큼이나 맛도 … 호동식당의 복국. 맑은 국물만큼이나 맛도 개운하다.
통영에서 과음한 다음날 해장을 위한 복국을 찾는다면 서호시장의 호동식당이 좋다. 김부자(53)씨가 시어머니 손맛을 이은 것으로 50년이 된 호동식당은 복국(7000원)이 좋다. 매운탕이 아니라 맑은국으로 나오는 복국은 계절별로 조금씩 다른데 요즘은 까치복이 나온다. 한겨울이나 봄철에는 졸복을 내준다. 복뼈다귀와 머리를 우려낸 국물은 투명하고 진하며 맛은 담백하다. 진한 복국 맛을 보고 싶다면 특복국(1만원)도 좋다.

울산다찌(645-1350)

통영에선 소주 3병에 3만원이다. 보통 3000원인 시중 가격과 비교하면 무척 비싸보인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비싼게 아니다.

전어회·쥐치회 등 5가지의 자연산 회가 나온다. 또 굴·문어·개불·피조개·멍게 등 6가지의 해산물이 안주로 제공되는데 모두 술값에 포함돼 있다. 양도 푸짐하다. 다른 지역에서 통술집이나 실비집과 비슷한데 통영에선 ‘다찌’라고 부른다.

현지 사람들이 가장 대표적으로 꼽는 다찌집이 미수동 해저터널 가는 길목에 있는 울산다찌를 꼽는다.
2004-10-28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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