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197)-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儒林(197)-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입력 2004-10-12 00:00
수정 2004-10-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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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周遊列國

제4장 喪家之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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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496년 노나라의 정공14년.56세의 나이 때 공자는 마침내 노나라를 떠나 위(衛)나라로 찾아간다.

이미 35세 때 제나라로 첫 번째 출국하였던 공자는 21년 만에 또다시 두 번째 출국을 단행하는 것이다.그때는 1년 동안의 짧은 기간만 제나라에 머물러 있었지만 이번의 경우는 무려 13년 동안이나 열국을 주유하는 장기간의 외유였다.

이에 대해 사기는 십이제후연표(十二諸侯年表)에서 공자의 행적을 다음과 같이 짤막하게 기록하고 있다.

“공자는 왕도를 밝히려고 70여 나라를 유세하였다.”

중국 전한(前漢)의 회남왕 유안(劉安)이 편찬한 백과사전 ‘회남자(淮南子)’에서도 공자의 행적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공자는 왕도를 실현하고자 하여 동서남북으로 다니며 70여명의 임금을 유세하였으나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공자가 13년 동안이나 여러 나라들을 돌아다닌 것은 사실이었으나 70여 나라를 주유하였다는 것은 아무래도 과장이었던 것 같다.실제로 사기를 쓴 사마천도 위와 같이 공자가 ‘왕도를 밝히려고 70여 나라의 임금을 유세하였다.’고 기록하고 있으면서도 막상 ‘공자세가’에서는 공자가 유세한 나라를 예닐곱 나라로 압축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는 분명히 과장인 것이다.

이에 대해 공자의 유가사상을 연구하여 ‘공자’란 책을 펴낸 청나라 말기 중화민국 초의 계몽사상가이자 문학가인 양계초(梁啓超)는 책 속에서 사기의 과장을 지적하고 나서 다음과 같이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사실은 공자가 찾아갔던 나라는 주(周),제(齊),위(衛,진(陳)이었을 따름이며,또한 초나라의 속령(屬領)인 섭(葉)에도 갔었던 것 같다.그리고 송(宋),조(曹),정(鄭)의 세 나라는 머무르는 일이 없이 그냥 지나기만 하였다.전부를 합쳐보면 지금의 산동(山東),하남(河南) 두 성의 경계 밖을 나가본 일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불확실하지만 노자를 만나기 위해서 주나라를 찾아간 것과 제나라를 찾아간 것은 그 전의 일이며,그의 역정(歷程)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점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어떻든 사마천의 사기를 면밀하게 검토하여 분석하면 공자가 확실하게 찾아간 나라는 위,진,섭 세 나라뿐인 것이다.그러므로 공자의 발길은 평생 양계초의 지적대로 산둥과 허난 두 성과 하북(河北)의 남쪽 일부 정도의 범위를 벗어나지를 못하였던 것이다.다만 공자는 위나라를 네번이나 거듭하여 왕래하였다는 사기의 기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공자는 70여 개국의 나라를 유세하였던 것이 아니라 서너 개의 나라를 반복해서 순회하였으며,공자 자신은 더 많은 전국시대의 임금들을 만나고자 했지만 다른 나라의 임금들은 회견할 길이 없었던 것처럼 보인다.그 때문에 공자는 자신의 정치적 영향을 펼칠 수 있는 임금은 만나지 못하고 오히려 ‘상갓집의 개(喪家之狗)’처럼 초라하게 제국을 전전하면서 생명의 위협을 받을 정도의 곤경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어쨌든 56세의 공자는 주유열국의 첫 대상 국가를 위나라로 선택한다.

논어에 보면 공자가 위나라를 첫 번째 방문하면서 제자 염유와 나눴던 다음과 같은 대화가 실려 있다.위나라의 번화한 도성을 수레를 타고 갔던 공자가 말하였다.

“백성이 번성하구나.”

공자가 탄 수레를 몰던 염유가 물었다.

“이렇듯 백성이 많은데 여기에 더 하여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그들을 부유하게 해주는 거지.”

“백성이 부유해진 다음에는 또 무엇을 더하시겠습니까.”

이에 공자는 서슴없이 대답한다.

“그들을 가르치는 거지.”
2004-10-1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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