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야기]한상웅(37·인테리어 사업)· 이유진(27·삼성출판사 편집부)

[결혼이야기]한상웅(37·인테리어 사업)· 이유진(27·삼성출판사 편집부)

입력 2004-09-16 00:00
수정 2004-09-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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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벽을 타본 적 있으십니까.암벽 등반에서는 무엇보다 ‘자일’의 역할이 중요합니다.자일은 쉽게 로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산에서 서로 자일을 든든하게 묶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말 그대로 서로의 생명이 얽힌 거니까요.저희 두 사람도 산악회에서 만나서 서로 자일을 묶어주다가 이제 부부의 연을 맺게 됐습니다.외로운 암벽 위에서 서로의 ‘끈’에 기댔던 마음으로 앞으로 남은 인생도 서로의 반쪽에 의지하면서 알콩달콩 살겠습니다.이제,조금 닭살스러운 저희 두 사람 얘기를 들려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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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웅·이유진
한상웅·이유진 한상웅·이유진
신랑이 신부에게 유진아,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2002년 8월15일,경기도 부천의 어디 암벽 등반 연습장이었던 것 같은데.‘또바기 산악회’에 가입하고 싶다고 네가 찾아온 날이었지.

보통 처음 암벽을 타는 사람들은 무서워서 벌벌 떨기 마련인데,유진이 너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열심히 로프를 매더라.더러는 겁도 날 텐데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으로 내 설명을 잘 듣던 네 모습이 난 그냥 참 좋기만 하더라.친구들은 내게 참 운이 좋은 녀석이라고 했어.내가 무엇보다 좋아하는 산을,내 신부도 아끼고 사랑하고 있으니까 말이야.산을 좋아하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 앞으로도 서로 보듬어주고 아끼면서 살아가자.

신부가 신랑에게 처음에 형을 만났을 때는 카리스마 넘치는 ‘아저씨’라고만 생각했어.나이도 많았고,생긴 것도 무섭게 보이더라.그래서 좀 무섭기도 했어.그런데 보면 볼수록 멋있는 거야.친구들한테 형 자랑을 좀 많이 했었어.

형이 암벽을 타는 모습을 보면 볼수록 멋있다고 생각하게 돼.가파른 절벽,아슬아슬한 줄 하나에 의지하고도 서두르지 않고 침착한 태도가 압권이야.제일 먼저 암벽에 오르면 앞에서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어 겁도 날 테고,외로울 법도 했을 텐데 형은 한번도 그런 내색 없이 뒤따라오는 사람들을 챙기더라고.형이라면 ‘인생’이라는 산도 차근차근 잘 오를 것 같아.

2004-09-16 3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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