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172)-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72)-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입력 2004-09-02 00:00
수정 2004-09-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도척은 다시 말을 이었다.

‘충신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세상에서는 충신하면 으레 왕자비간(王子比干)이나 오자서(伍子胥)를 들먹이거니와 오자서는 피살된 시체가 양자강에 던져졌고,왕자비간은 가슴을 도려내는 참혹한 꼴을 당했다.이 둘을 세상에서는 충신이라고 이르지만 결국은 천하의 웃음거리가 된 것밖에 무엇이 있는가.그런데 이와 같이
이미지 확대
위로는 황제에서부터 시작하여 아래로는 왕자비간 오자서까지의 일을 생각할 때,세상이 칭찬하는 이런 사람들이란 다 신통찮은 친구들이다.네가 나에게 말하는 것이 만약 귀신에 관한 일이라면 모르거니와,그것이 사람에 관한 일이라면 이상에서 내가 말한 범주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그런 것쯤은 나도 잘 알고 있다.’

도척은 그 말을 이렇게 맺었다.

‘나는 인간의 성정(性情)이라는 것이 어떤가에 대해 너에게 말해 주겠다.눈은 아름다운 빛을 보려 하고,귀는 아리따운 소리를 듣기 좋아한다.또 입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 들고,의지는 욕망의 충족을 추구한다.이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그런데 인간의 일생이라는 것이 얼마나 있단 말인가.사람이 아주 오래 산대야 기껏 백세며,웬만큼 오래 살아서는 팔십세,겨우 장수했다고 할 수 있을까 말까 한 것은 육십세 정도다.그리고 이것은 장수한 축에 속하는 것이다.더욱이 이 중에서 병과 조상하는 시간과 근심에 잠기는 기간을 제외한다면,입을 열어 웃을 수 있는 것은 한 달에 겨우 너댓새뿐이다.천지는 무궁한 데 대해 사람은 죽을 시기가 정해져 있는 유한한 존재,이 유한한 몸을 이끌고 무궁한 천지 사이에 의지해 있는 인간의 운명은,비유하자면 문틈 사이를 천리마가 달려 지나가는 것하고나 같다고 할까.이 잠깐의 인생에서 그 뜻을 만족시키지 못하고,그 목숨을 완전히 유지해가지 못하는 자는 누구건 도에 통하지 못했음이 명백하다.네가 하는 말은 다 내 뜻에는 맞지 않는 터이니 빨리 꺼지고 다시 지껄이지 않는 것이 현명하리라.너의 말이란 것은 미친놈의 잠꼬대요,사기꾼이 중얼대는 소리거니,그런 것으로 인간의 진실이 보존될 리가 없다.어찌 논하고 말고 할 것이나 있겠느냐.’

도척에게 혼이 난 공자는 두 번 절하고 달려서 물러나,문을 나서자 대기시켜 놓았던 마차에 오르려 했으나,세 번이나 고삐를 놓칠 정도로 정신이 나가 있었다.눈은 흐리멍덩해서 보이지 않고 안색은 불 꺼진 재와도 같이 창백하였다.그는 마차의 가로나무(軾)에 몸을 기댄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숨도 제대로 못 쉬었다.겨우 노국 수도의 동문 밖까지 왔을 때,우연히 유하계와 맞부딪쳤다.유하계가 말을 걸었다.

‘요 며칠 동안 전혀 뵙지 못했습니다.마차를 보니 어디를 다녀오시는 모양인데,혹시 도척을 만나러 가셨던 것은 아닙니까.’

공자는 하늘을 우러러 탄식하면서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놈이 전에 말씀드린 대로 혹시 선생의 뜻을 거슬리지나 않았는지요.’

공자는 이렇게 대답했다.

‘사실이 그대로였습니다.나는 속담에 있는 대로 ‘병도 없는데 뜸을 뜨는’격이 되고 말았습니다.갑자기 달려가 호랑이 머리를 쓰다듬고,호랑이의 수염을 따러 들었다가 하마터면 호랑이에게 물려 죽을 뻔했습니다.’”
2004-09-02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