儒林(16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儒林(16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입력 2004-08-23 00:00
수정 2004-08-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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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周遊列國

제2장 老子와 孔子


이렇듯 노자와 공자는 중국의 사상을 양분하는 양대 산맥이었으면서도 그 성격은 전혀 다르다.공자를 중심으로 하는 유가사상이 현실적이라면,노자의 도가사상은 초현실적이다.공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사회를 인(仁),의(義),예(禮),지(智)와 같은 훌륭한 덕과 올바른 예의제도로써 다스려 보려고 애를 쓰는 데 비하여 노자는 어차피 사람은 그 어떤 제도로 교화되거나 변화될 수 없는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현실 차원을 넘어선 도(道)라는 절대적인 원리를 추구하면서 현실 사회가 어지러운 것은 사람들이 불완전한 자기의 이성을 바탕으로 하여 그릇된 자기 중심의 이기주의적인 판단 아래 행동하기 때문이라 생각하였다.곧 노자의 사상은 사람의 이성적 한계에 대한 각성에서부터 출발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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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이 올바르다,훌륭하다고 믿는 것은 모두 절대적으로 올바르거나 훌륭한 것이 못 된다.올바른 것은 그릇된 것이 전제가 되어야만 하고,훌륭한 것은 나쁜 것이 전제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다.사람들의 모든 가치,즉 높다,낮다,길다,짧다,아름답다,추하다,행복하다,불행하다는 모든 판단이 그러한 것이다.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러한 상대적이고 일시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불행에 빠지게 되고,사회적으로는 혼란과 분쟁이 일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노자는 절대적인 원리로서의 도의 추구,인간 이성의 한계성에 따른 각성에서부터 이른바 무(無)의 사상과 자연의 사상을 발전시킨다.‘무’란 도의 본원적 상태이며,그것을 다시 인간에의 성품에 있어 무위(無爲),무지(無知),무욕(無慾),무아(無我) 등의 개념으로 발전시킨다.결국 노자는 사람들의 인위적이고 의식적인 모든 것을 부정하는 것이다.그리고 사람들이 인위적이고,의식적인 모든 것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상태가 곧 ‘자연’인 것이다.‘자연’이란 ‘스스로 그러한 것’이며,‘저절로 그러한 것’을 의미한다.이것은 사람들을 불행케 하는 모든 가치판단이나 사회적인 구속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상태를 뜻한다.그것은 자연의 한 구성 요소로서 인간 본연의 회복이며,인간이 타고난 모든 구속으로부터의 완전한 해방,곧 절대적인 자유의 추구인 것이다.

따라서 현실적인 유가사상은 필연적으로 사회 참여를 통하여 지상에서의 유토피아를 꿈꾸는 군자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초현실적인 도가사상은 필연적으로 자연 상태 속의 은둔생활을 통하여 신선이 되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므로 유가사상은 도가사상을 ‘현실도피’라고 비난하고 있으며,도가사상은 유가사상을 ‘지나친 세속주의’라고 비판하는 것이다.

공자는 시대의 혼란을 바로잡기 위해서 주나라 초기의 봉건제도를 부활시키려고 애썼으나 노자는 그 시대의 혼란은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제정한 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하고 주나라 초기의 봉건제도는 물론 모든 인위적인 제도를 부정하는 것이다.

사마천도 사기에서 유가와 도가사상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세상에서는 노자의 학문을 하는 자는 유학을 배척한다.유학자들 역시 노자를 이런 식으로 배척한다.‘길이 같지 않으면 서로 일을 꾀할 수 없다.’”

사마천의 기록처럼 공자의 유가와 노자의 도가는 두 갈래의 ‘같지 않은 길’인 것이다.

‘노자의 학문을 하는 자는 유학을 배척 한다.’라는 사마천의 기록 역시 논어에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화두 중의 하나이다.

훗날 공자가 초나라의 작은 속국 중의 하나였던 섭(葉)을 방문했을 때 길가에서 장저(長沮)와 걸닉(桀溺)이란 수수께끼의 인물을 만나는데,논어에 기록된 이 장면을 통해 당시 공자가 노자의 도가사상을 따르던 사람들로부터 어떤 대접을 받았는가를 미뤄 짐작케 하고 있다.
2004-08-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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