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8월6일 오후 1시42분.‘첫눈에 반했다.’ 너무 흔한 말이지만 살면서 입밖으로 내뱉은 적 없었던 그 말이 스스로 터져나왔던 순간,베이글빵을 입에 물고 눈앞을 지나쳐 가는 그녀에게 꺼낸 말은 “모델 한번 해주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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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성 · 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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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성 · 김정현
홍보팀 업무상 디지털 카메라를 휴대했기 때문에 그렇게 말을 걸 수밖에 없었습니다.가을 신상품을 입은 여자친구의 사진이 일간지 쇼핑기사의 백화점 제공 사진으로 나오면서 제가 사기꾼일지도 모른다고 의심했던 여자친구의 의심이 풀렸고 몇번의 이메일과 휴대전화 통화를 하면서 정식으로 데이트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첫 데이트날 여자친구는 ‘애인과 헤어진 상태’임을 밝혔고 전 편안한 오빠로 대해 주리라 마음먹고 지우개 선물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이 지우개로 안 좋은 기억을 지우고 깨끗한 백지가 되면 그때 나를 불러 달라.” 참 어색하고 낯 뜨겁기 그지없는 말이지만 그 말에 그녀는 감동했고 그렇게 우린 마음을 열 수 있었습니다.28살 회사원이 24살의 여대생을 만나면서 ‘도둑놈’ 소리도 많이 들었지만 국경도 없는 사랑에 그런 건 문제가 될 것이 없었습니다.
전 여자친구의 리포트를 대신 써주고 여자친구는 백화점 사진 전속 모델이 되어주는 시스템으로 말이죠 . 여자친구가 사진 모델을 하면서 ‘시집 못갈 뻔?’한 사건들은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나옵니다.여자친구와 제가 모델이 되어 혼수용품을 고르는 사진이 모 일간지 혼수 관련 기사에 대문짝만하게 나오면서 주변의 확인전화들로 한바탕 소동을 치렀던 적이 있기 때문이죠.누가 봐도 ‘우리 결혼합니다’ 광고하는 듯한 사진이었거든요.(사진 참조)
현재는 저도,여자친구도 홍보팀 사진업무에서 손을 뗀 상황입니다.2월에 졸업하는 여자친구는 회사생활을 시작해야 하고,또 낯선 여성에게 사진모델을 부탁할 일이 많은 ‘사진업무’에 대해 여자친구가 허락을 내리지 않기 때문입니다.어쨌든 회사일을 하면서 여자친구를 만났고 또 여자친구와 함께 제 업무를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앞으로도 서로를 사랑하며 진짜 혼수용품 고르는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살겠습니다.˝
2004-06-10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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