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인터넷 동창회 사이트가 유행할 때 난 동창끼리 만나는 건 정말 유치하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사람 일은 한치 앞도 알 수가 없어 함부로 말하는 게 아니라는 말이 딱 맞다.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가 동창과 결혼을 하게 되는 유치한 커플스토리의 주인공이 될 줄이야.
미국에서 벌써 10년을 살고 있는 나는 가끔 이민생활에 싫증을 느낄 때나 친구들이 그리울 때 한국을 찾곤 했다.그때 미국에서 우연히 연락이 돼 4∼5년 알고 지내던 초등학교 동창 재승이와 만날 기회가 생기게 됐다.
오랜만에 재승이를 다시 봤는데,얼굴은 잘 생겼지만,반질거리는 것이 ‘날라리’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그러나,‘내 남자’가 아니라 별 상관하지 않고 지나쳤다.이 후 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재승이는 중국으로 갔다.재승이는 가끔 중국에서 이메일을 보냈고,서로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그러면서 우린 서로를 좀더 깊이 알게됐다.
결정적인 계기는 재승이가 미국으로 왔을때 마련됐다.난 자연스럽게 그냥 친구로서 마중을 나갔고 그 후로 계속 붙어다니게 됐다.남녀가 같이 다니면 정이 든다고 평소 이미지와 달리 재승이가 아주 어른스럽고 멋있게 보이기 시작했다.점점 나는 재승이에게 기대게 되고,어느 순간 결혼 이야기까지 오고 가게 되었다.
우리는 초등학교 동창이기는 하지만 서로 떨어져 있던 시간이 많았다.그냥 운명적으로 만나고 사랑하게 된 것 같다.그래도 동창 사이라 그런지 우리는 누가 보면 “쟤네가 결혼할 나이인가.”할 정도로 유치하다.한번은 미용실에 갔다가 주인 아줌마에게 떠든다고 꾸지람을 듣기까지 했다.
남들처럼 가슴 설레는 일은 별로 없었지만 우린 그냥 하늘에서 정해준 짝이 아니었나 싶다.나의 신랑이 될 재승이가 그랬다.날 처음 봤을 때부터 계속 연락을 하고 싶었다고.왠지 내가 자기 와이프가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작업용(?) 멘트일지 몰라도 그냥 속아주기로 마음먹었다.˝
2004-05-2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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