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라는 긴 연애기간을 끝내고 이제서야 비로소 한 가족으로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게 주위에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정철권(33)·김미라(30)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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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권(33)·김미라(30)씨
지난 1996년 7월 대학을 마치고 후배의 소개로 만나게 되면서부터 ‘지겨운 연애’는 시작됐다.처음에는 물론 볼 때마다 새롭고 떨리는 설렘이 생활을 즐겁게 해 주었지만 1년도 되지않아 각각 직장문제로 멀리 떨어지게 됐다.자연 만나는 시간이 줄어 모두에게 힘이 들었다.경상도 지방의 공중보건의 생활과 서울에서의 승무원생활은 실제 거리보다 더 먼 공간으로 느껴졌고,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점도 많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만날 때마다 느끼는 반가움이란 가까운 곳에서 만나는 연인들이 느끼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즐거움이었다.이제 결혼을 해 한집에 살게 되면 그런 즐거움과 낭만이 없어져 아쉽기도 하다.
긴 사귐에서 6개월간의 ‘냉전기’도 있었고,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 것 같다는 생각도 가끔 든다.그러나 어느 한순간도 헛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경상도 남자로 표현하는데 인색하고 우격다짐이 많아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해주지 못해 항상 미안하지만 가슴속의 따뜻한 진실만은 충분히 전달됐을 것이라 믿는다.
오랜 연애기간만큼 추억도 많고 눈물도 많았지만 이런 것들이 진실한 가정을 꾸미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더욱 더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해본다.
사귀면서 마음이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옆에서 친구와 선후배들이 큰 버팀목이 돼 주어 이런 순간까지 왔다.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물론 제일 고마운 것은 못난 나의 신부가 되어주는 신부 미라겠지.항상 고마움을 느끼며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로 지낼 것을 다짐한다.˝
2004-03-19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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