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세상] 체육단체도 회계감사 받아야

[열린세상] 체육단체도 회계감사 받아야

김주영 기자 기자
입력 2004-02-04 00:00
수정 200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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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IOC 부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체육단체 공금 수십억원을 빼돌렸거나 유용한 혐의로 구속 수감되었다.구속 영장의 혐의내용을 보면 체육단체 금고는 마치 개인금고처럼 공·사 구분없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국기원의 예산을 빼내어 개인비서 임금 보조나 해외 출장비는 물론 딸 피아노 연주회 입장권 구입에도 사용했다 한다.개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나 어디 김운용 부위원장 특정인에 한정된 일일까?

최근에는 굿모닝시티사건과 관련해 모 경기단체 회장이 로비 창구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나고 체육 단체장의 선거 때마다 부정 의혹이 불거지는 등 각종 체육관련 협회나 연맹의 투명성이나 낙후된 지배구조가 종종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결국 이번 사건은 한 개인의 부도덕성 때문이라기보다는 특정인의 개인적 역량에 의존해 온 체육단체 지배구조의 문제점인 동시에 이들 단체의 회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부재 때문일 것이다.

IMF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문에서는 기업 회계기준의 개정,증권 집단소송제도의 도입,소액주주운동의 전개 등으로 인해 회계 투명성이 크게 개선되었다.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경우에도 각종 감사제도,정보공개청구제도,국회 및 지방의회의 감시 등으로 인해 횡령이나 공금유용과 같은 회계부정이 일어날 개연성이 크게 줄었다.그러나 이러한 회계 개혁의 무풍지대에 속하는 분야가 아직도 있는데 바로 각종 비영리단체들이 이 분야에 속한다.

특히 다수의 소액 성금에 의존하는 순수 민간단체들보다는 특정 분야에서 독점적 지위를 인정받은 준공공단체들의 경우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이들은 재정의 조달도 국고의 지원이나 독점적인 수익사업 또는 기업들로부터의 준조세 또는 후원금에 의존하므로 담당하는 공공적 역할에 걸맞게 자금 운용규모도 만만치 않다.스포츠 단체들 즉 대한체육회산하의 각종 경기단체들이나 한국야구위원회와 같은 기타 체육단체 경우도 마찬가지다.이들 체육단체들은 국고와 기업으로부터 막대한 지원금이나 준조세성격의 후원금을 수수하고 체육복표 사업,경기 주관 등 특정 스포츠 분야에서 독점적 수익사업을운용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들 단체의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 예산이나 결산 기타 재정에 관한 정보는 거의 찾을 수 없다.그만큼 수입이나 지출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이러한 구조하에서는 후원금의 배달사고나 공금유용이 빈발할 수밖에 없다.더구나 체육 관련단체들은 대부분 단순한 민법상 사단법인이나 재단법인으로 되어 있을 뿐 공익법인에도 해당하지 않아 일정 기준의 공익법인에 적용되는 회계감사 관련 조항도 적용받지 않는다.주무 부처장관의 감독 권한이 있으나 매우 형식적이다.

막대한 이권과 자금이 몰리는 체육단체의 수입과 지출이 투명하지 못한 현실은 체육단체의 본래 목적 수행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어떤 단체이든지 이권과 돈이 생기면 비리가 생기기 마련이다.체육관련 단체장의 선거 등과 관련하여 각종 부조리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진정 스포츠의 발전을 도모할 인사보다는 이권과 돈에 관심을 갖는 불순한 사람들이 꼬이는 것이다.김운용 부위원장 구속사태 이후 정부는 스포츠 외교의 시스템을 정비한다,외교인력을 양성한다 호들갑이다.하지만 내부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교활동 방식만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먼저 관련 법령을 고쳐 일정 규모 이상의 체육단체 또는 국고나 기업 후원금을 받는 체육단체들로 하여금 공인회계사의 내부 통제장치평가 및 회계감사를 받도록 하는 등 회계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아울러 체육단체 이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구성되도록 하고 그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등 지배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그렇게 하지 않으면 우리 체육단체의 추락한 위상은 쉽사리 회복되지 않을 것이다.체육단체가 더 이상 소수 고위 체육관계자들의 전유물이 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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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변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2004-02-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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