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셋 중에서 가장 나쁜 놈은 누구일까.‘짐승 같은 놈’,‘짐승만도 못한 놈’,‘짐승보다 더한 놈’.글 첫머리부터 거친 표현이 질펀해져 민망하지만 사람은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표현의 강도를 높이거나 이해를 돕기 위해 곧잘 동물을 동원한다.부정적인 별명을 붙이거나 욕할 때 개·돼지·닭·말·여우·독사 등은 단골손님이고 심지어 족제비·새우·넙치 따위도 동원된다.같은 동물이더라도 복스럽게 생긴 손주를 안고 ‘아이고 우리 돼지.’라고 하면 이미지가 환하게 바뀐다.문화권에 따라 동물의 이미지가 다를 때도 있다.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여우가 매력있는 여자를 뜻하기도 한다.
최근 인간지사를 동물에 비유하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지난 4일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6자회담 협상의 어려움을 가리켜 ‘고양이 몰이(herding cats)’라고 말했다.우리나라에선 돼지몰이로 번역됐다.고양이와 돼지 어느 쪽이 더 몰고 다니기 어려울까.곰처럼 미련한 질문이겠다.
늑대도 등장했다.어려운 사건을 만날 때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늑대가 돼라.’는 말을 되뇌이는 한 검사가 지난 5일 정치인 킬러인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장에 취임했다.‘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돼라.’는 표현이 검찰의 직업 특성상 바뀐 것 같다.‘배고픈 늑대’.정치인은 오금이 저리겠지만 검찰의 이미지로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뜻밖에 송두율 교수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박홍 서강대 이사장도 6일 서울구치소에서 송 교수를 특별면회하고 나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늑대 이야기를 꺼냈다.“인간에겐 전쟁하고 서로 씹는 늑대 같은 근성이 있다….늑대 근성이 사라지고 봉사자 근성이 많아져야 남북간의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그의 말은 이어진다.“용서없는 정의는 폭군과 마찬가지”,“미디어는 ‘벽없는 교실’인데 거기서 가르치는 게 반미·반정부·친북·반공 등 한 쪽의 경향만을 다루는 것은 문제”,“과거는 미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우리가 혹시 과거와 싸우면서 미래를 부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던졌다.곰곰 생각해 볼 말들이다.
올한 해 우리는 어떤 ‘동물’에 가까웠을까.그리고 내년에는 어떤 ‘동물’이 되거나 되지 말아야 할까.한 해가 저무는 이때 ‘동물의 왕국’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각자에게 걸맞은 ‘동물’을 찾아보자.
강석진 논설위원
최근 인간지사를 동물에 비유하는 표현들이 자주 등장한다.지난 4일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는 6자회담 협상의 어려움을 가리켜 ‘고양이 몰이(herding cats)’라고 말했다.우리나라에선 돼지몰이로 번역됐다.고양이와 돼지 어느 쪽이 더 몰고 다니기 어려울까.곰처럼 미련한 질문이겠다.
늑대도 등장했다.어려운 사건을 만날 때마다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늑대가 돼라.’는 말을 되뇌이는 한 검사가 지난 5일 정치인 킬러인 일본 도쿄지검 특수부장에 취임했다.‘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돼라.’는 표현이 검찰의 직업 특성상 바뀐 것 같다.‘배고픈 늑대’.정치인은 오금이 저리겠지만 검찰의 이미지로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뜻밖에 송두율 교수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 박홍 서강대 이사장도 6일 서울구치소에서 송 교수를 특별면회하고 나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늑대 이야기를 꺼냈다.“인간에겐 전쟁하고 서로 씹는 늑대 같은 근성이 있다….늑대 근성이 사라지고 봉사자 근성이 많아져야 남북간의 신뢰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그의 말은 이어진다.“용서없는 정의는 폭군과 마찬가지”,“미디어는 ‘벽없는 교실’인데 거기서 가르치는 게 반미·반정부·친북·반공 등 한 쪽의 경향만을 다루는 것은 문제”,“과거는 미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우리가 혹시 과거와 싸우면서 미래를 부수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던졌다.곰곰 생각해 볼 말들이다.
올한 해 우리는 어떤 ‘동물’에 가까웠을까.그리고 내년에는 어떤 ‘동물’이 되거나 되지 말아야 할까.한 해가 저무는 이때 ‘동물의 왕국’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각자에게 걸맞은 ‘동물’을 찾아보자.
강석진 논설위원
2003-12-0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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