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노점상은 ‘길거리 문화’

[오늘의 눈] 노점상은 ‘길거리 문화’

이동구 기자 기자
입력 2003-12-03 00:00
수정 2003-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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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일대에서 철거된 노점상들이 연일 서울시청을 찾아 시위를 벌이고 있다.지난 1일 청계2∼9가에 이르는 680여개의 노점상이 강제 철거된 이후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항의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이들은 한결같이 “생계형 노점상인데 영업을 보장해 줘야 살 것 아니냐.”고 따진다.

노점상 가운데는 한달 매출이 수백만∼수천만원에 이르는 ‘기업형’도 있는데,‘생계형’과 ‘기업형’을 가리지 않고 한꺼번에 철거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일부 ‘생계형’에 대해선 딱하다는 생각이 앞선다.

하지만 서울시와 자치구의 얘기를 들어보면 다르다.‘생계형’이든 ‘기업형’이든 노점상들은 도시미관을 해치며 보도나 도로를 무단점유하고 있고,세금을 내지 않아 인근의 정상적인 가게 영업자들에게도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법적으로도 노점상은 도로교통법·식품위생법 위반행위에 해당돼 3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1년 이하의 징역형을 받도록 돼 있다.행정기관의 일상적 단속에 걸려도 5만∼5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엄격한 법적용은 거의 드물다.가장 무거운 처벌이 강제철거 정도다.이는 우리 사회가 노점상을 법을 위반한 상행위로 보기보다는 ‘늘 있어 왔던 친숙한 가게’쯤으로 여기기 때문이다.추운 겨울밤,버스나 택시를 기다리며 누구나 한번쯤 찾았던 ‘포장마차’나 ‘붕어빵’을 불법이라 생각하는 시민은 드물다.노점은 바로 ‘길거리 문화’로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행정기관도 평소에는 이런 불법을 방관하다가 도로정비,청계천 복원 등 대형 개발사업이나 축제 때면 걸림돌이 된다며 단속을 강화하곤 했다.‘노점 행정’이 이렇듯 일관성이 없으니 단속 당하는 쪽이 쉽사리 수긍하기보단 불만을 털어놓기 일쑤다.

사회통념과 법이 모순되는 악순환을 없애고 ‘길거리 문화’를 살리는 측면에서,노점상에게 도로점용비용을 부담케 하는 것을 전제로 이를 양성화하는 ‘앞선 행정’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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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구 전국부 기자 yidonggu@
2003-12-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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