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LG카드 지원합의 안팎/ 정상화 실패땐 주식 소각 ‘족쇄’

채권단 LG카드 지원합의 안팎/ 정상화 실패땐 주식 소각 ‘족쇄’

입력 2003-11-24 00:00
수정 2003-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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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과 채권단의 극적 합의에 따라 LG카드 사태가 일단 진정국면에 접어들게 됐다.신규자금 2조원 수혈 외에 내년 3월까지 1조원 증자,은행권 채권만기 연장 등을 적용받으면 적어도 내년 1·4분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이에 따라 카드업계 전체의 자금경색,투신권 환매사태,금융기관간 자금이동 등 금융권 전반의 걷잡을 수 없는 혼란도 피할 수 있게 됐다.그러나 LG카드가 실추된 회사 신인도와 높은 연체율 등을 개선하지 않으면 불씨는 남아 있을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중재가 결정적

구본무 회장의 개인보증 문제를 놓고 LG그룹과 대립해 온 채권단이 전격적으로 지원을 결정한 데에는 금융감독 당국의 중재와 설득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LG카드가 지난 21일부터 자금이 없어 현금서비스를 못하게 되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은 것이 당국과 채권단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결국 채권단은 구 회장의 개인 빚보증을 안 받기로 했다.이로써 LG는 구 회장이 경영권은 물론 개인재산까지 송두리째 채권단의 손에 내맡기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개인보증을 서면 민법상 무한책임 대상이 돼 LG카드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구 회장의 모든 재산이 채권단에 압류되는 상황이 온다.

●유동성위기 일단은 진정

신규자금 2조원은 LG카드가 내년 1분기까지 신규자금 차입 등 외부 지원없이 회사를 운영할 수 있는 규모다.여기에 LG가 이미 발표한 1조원의 증자가 이뤄지고 채권단이 보유하고 있는 LG카드 채권의 만기가 연장되면 LG카드의 유동성 위기는 일단 잠잠해질 것이란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그러나 LG카드의 과도한 부채는 지속적으로 부담이 될 전망이다.우선 이달 중 5000억여원에 이어 다음달에 1조 4000억여원의 만기가 돌아온다.연말까지 순수하게 만기도래하는 금액이 이번 신규지원금액과 비슷한 셈이다.내년 만기분도 10조 2000억여원에 이른다.

이번 합의에 따라 LG의 전체 차입금 21조 4000억원 중 40%를 보유한 은행쪽은 1년간 만기가 연장되지만 나머지를 갖고 있는 보험,투신 등 제2금융권의 움직임은 아직 미지수다.우리은행 관계자는 “급전을 융통하는기업들의 경우,실제 필요자금이 최초 요청액의 2배 이상이게 마련”이라면서 “LG카드가 신규지원 2조원이 예상보다 일찍 소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LG카드 신인도 추락…영업력에 큰 타격

LG카드는 이번 사태로 기업 이미지는 물론,영업기반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지난 21일 사상 초유의 현금서비스 중단 사태와 부도위기를 동시에 겪으면서 상당수 회원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손님들이 제시한 LG카드를 받지 않는 상점 등 가맹점들도 나타나고 있다.따라서 LG카드의 영업력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LG그룹에 남겨진 숙제도 간단한 사안은 아니다.일단 2조원의 급전은 끌어들였지만 카드사 경영을 전체 그룹 경영권과 연계시키는 강력한 족쇄를 차게 됐다.채권단과 LG는 “유동성 위기 재발 등 경영정상화가 안 될 경우 담보로 제공된 LG카드 주식을 전량 무상 소각하고 채권단이 지원한 2조원은 출자전환,국내외에 매각한다.”고 합의했다.이 경우 채권단에 담보로 맡겨지는 구 회장 보유그룹 지주회사 ㈜LG 지분 5.46%도 임의 처분에 맡겨진다.

김태균 김유영기자 windsea@
2003-11-2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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