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 내리자니 수익성 악화… 가만히 있자니 고객 이탈/증권업계 “어찌하오리까”

수수료 내리자니 수익성 악화… 가만히 있자니 고객 이탈/증권업계 “어찌하오리까”

입력 2003-11-15 00:00
수정 2003-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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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를 내리자니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안 내리자니 고객영업이 걱정되네요.”(A증권사 기획담당 임원)

수수료 인하 문제가 증권업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동원증권이 지난달 13일 온라인 매매시 거래대금에 관계없이 건당 7000원만 부과하는 ‘수수료 정액제 서비스’를 도입한 뒤 상당수 증권사들이 수수료 문제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가만히 있자니 고객을 뺏길 것 같고,수수료를 내리자니 수익성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지난 2·4분기(7∼9월) 대부분 증권사들이 전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됐거나 적자로 돌아선 곳도 있어 고민은 더욱 깊다.

●한시적 인하 사은이벤트

그러나 최근 일부 증권사들이 ‘고객 사은행사’ 등을 통해 일정 기간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결정하면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점화되고 있다.동원증권처럼 수수료 체계를 아예 바꿀 수는 없지만 한시적인 인하 행사를 통해서라도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자사 온라인거래시스템(HTS) 개편을 기념해 오는 17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가입하는 신규고객 및 올 4월 이후 거래가 없었던 휴면고객에게 거래 첫달 온라인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한국투자증권도 자사 HTS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연말까지 신규고객에게 개설일 이후 45일간 온라인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연말까지 신규고객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수료의 50%를 쇼핑몰 등에서 쓸 수 있는 마일리지로 돌려주며,현대증권도 연말까지 온라인으로 KOSPI200 지수선물을 매매하는 고객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대한투자증권은 국민은행과 증권연계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달 말까지 국민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수수료 무료혜택을 주기로 했다.이후 2개월간은 50% 내린 수수료율을 적용한다.이밖에 상당수 증권사들이 수수료 인하를 골자로 한 고객 대상 ‘이벤트’를 궁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엔 ‘제살 깎아먹기'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말까지 증권거래소·증권업협회 등 유관기관들이 증권사로부터 회비 및 수수료를 받지 않기로 한 것도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을 부추기는요인이 됐다.”면서 “수수료 경쟁은 결국 ‘제살 깎아먹기’가 될 수밖에 없어 한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
2003-11-1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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